일본서 K푸드 열풍 확산되는 가운데
CJ제일제당, 대규모 투자로 현지 공략
“선제적 인프라 구축으로 기회 선점”

“다시 불붙은 한류 열풍은 결정적인 기회다.” 최근 일본에서 K-푸드가 현지인들의 일상 식탁을 파고들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정확히 포착한 CJ제일제당이 과감한 투자로 골든타임 선점에 나섰다. 한국 식품 기업들의 적극적인 행보가 일본 시장의 지형도를 새롭게 그려가는 중이다.
축구장 6개 크기 공장으로 일본 시장 공략
CJ제일제당은 일본 치바현에 약 1,000억 원을 투자해 신규 만두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축구장 6개 크기의 부지에 들어서는 이 공장은 치바현 키사라즈시 ‘카즈사 아카데미아 파크’ 내에 연면적 약 8,200㎡ 규모로 건설된다.
최첨단 생산라인을 갖춘 이 시설은 오는 7월 완공 후 9월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일본 전역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올해 첫 글로벌 현장경영으로 일본을 방문해 “일본에 다시 불붙은 한류 열풍은 K-컬처 글로벌 확산의 결정적인 기회”라며 현지화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 가속화를 강조했다.
이러한 전략적 판단 아래, CJ제일제당은 연간 1조 1,000억 원 규모의 일본 냉동만두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특히 ‘비비고 만두’와 유사한 ‘교자’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본, K-푸드 시장 폭발적 성장세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일본 내 K-푸드 시장의 급성장이 있다. 2023년 일본 내 한국 식품 시장은 290억 엔(약 2,638억 원) 규모로, 2018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으며, 2024년에는 300억 엔을 넘어섰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외식산업에서도 한국 요리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시장 규모가 2020년 504억 엔(약 4,865억 원)에서 지난해 724억 엔(약 6,988억 원)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뚜렷한 성장세에 일본 현지 식품·외식 업체들도 K-푸드 시장에 발빠르게 뛰어들고 있다.
일본의 식품 대기업 ‘아지노모토’는 2023년 8월 한국 요리 브랜드 ‘쿡두코리아’를 리뉴얼했고, 니혼햄은 지난해 2월 간편식 브랜드 ‘K키친’ 제품군을 확대했다.
더 나아가 규동 체인으로 유명한 마쓰야그룹은 한국 식당 ‘두근두근’ 1호점을 도쿄에 오픈하며 K-푸드 트렌드에 동참했다.
트렌드 선점으로 차별화 나서는 한국 기업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일본 기업보다 한 발 더 빨리’ 움직이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CJ푸드재팬은 지난해 도쿄 비즈니스 중심지 신바시에 ‘비비고 마켓’ 글로벌 1호점을 열었다. 이 매장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20·30대 젊은 직장인이 퇴근 후 즐길 수 있는 세련된 한식 문화 공간을 지향한다.
동시에 삼양사는 일본 편의점 로손과 협력해 숙취해소제 ‘상쾌환’을 일본 전역에 출시했으며,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성공을 바탕으로 컵라면 형식의 파스타 제품을 일본인 취향에 맞게 현지화해 판매 중이다.
이러한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한국 기업들은 일본 K-푸드 시장에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선제적인 해외 현지 인프라 구축을 통해 다시 불붙고 있는 ‘K-트렌드’의 기회를 잡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