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식탁에 필수인데 “이러다 못 먹을지도”… 업계도 서민들도 ‘발 동동’

브라질 닭고기 수입 중단에 업계 비상
닭고기 수입 86%가 브라질산
업체들 “재고 부족” 우려
닭고기
브라질 닭고기 수입 중단 / 출처: 연합뉴스

“달걀, 돼지고기 다 비싸서 닭고기라도 먹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못 먹게 되는 건가요?” 서울 동대문구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김 모(42)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은 치킨과 단백질 공급원으로 중요한 닭고기가 공급 위기에 처했다.

브라질 양계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60일간 닭고기 수출이 중단되면서 일상의 맛이자 영양 공급원을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치킨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브라질산 차단, 한국 식탁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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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닭고기 수입 중단 / 출처: 연합뉴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브라질산 닭고기는 15만 8천 톤으로, 전체 수입량(18만 3천600톤)의 86.1%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에서 소비된 전체 닭고기(80만 1천600톤) 중 약 20%에 해당하는 양으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다.

이번 수입 중단으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곳은 브라질산 닭고기를 주로 사용하는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들이다.

750여 개 가맹점을 운영하는 노랑통닭과 740여 개 매장의 지코바 치킨은 순살 메뉴에 브라질산 닭고기를 주로 사용하고 있어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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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닭고기 수입 중단 / 출처: 연합뉴스

치킨값 상승세에 불안감 고조

이번 수입 차질은 이미 상승세를 보이는 치킨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키우고 있다. 치킨 업계의 가격 인상 흐름은 지난해부터 계속되어 왔다.

지난달에는 지코바치킨이 전 메뉴 가격을 2천500원씩 인상했으며, 자담치킨은 최근 업계 최초로 본사 차원에서 이중가격제를 도입해 배달 메뉴 가격을 2천 원씩 올렸다.

여기에 맘스터치와 굽네치킨의 일부 가맹점 역시 배달 메뉴 가격 인상에 동참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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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중단은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불러올 수 있어 소비자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19일 관련 업체들과 수급 회의를 열고 비축 물량 방출을 요청했다. 또한 노계의 종란 생산 제한을 없애고 병아리 입식을 확대하는 등 국내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태국, 중국 등 제3국에서 닭고기 수입을 늘리거나 종란 수입을 통해 국내 육계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한적 영향 전망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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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닭고기 수입 중단 / 출처: 연합뉴스

다행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닭고기 자급률이 약 83%(62만 톤) 수준으로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은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대부분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하고 있어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소 안심시켰다.

더불어 “국내산 닭고기 수출량 약 6만 톤이 내수로 전환될 경우 일부 수급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닭고기 생산 사이클을 고려하면 수입 중단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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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닭고기 수입 중단 / 출처: 연합뉴스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후 출하 재개까지 약 2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발표된 60일 수출 중단 조치로 상황이 정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산란계로 확산될 경우 정상화까지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수 있어 낙관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입 대체국 확보와 국내 생산량 증대 노력이 실효를 거둘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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