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잠실·대치 등 국제교류복합지구 291곳 규제 해제
매물 거둬들이고 호가 수천만 원씩 올리는 집주인들
“갭투자·원정투자 늘며 단기 과열, 전세물량은 증가 전망”

서울시가 5년간 묶어두었던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풀자마자 잠실동 한 아파트 매물이 하루 만에 2억 원이나 치솟았다.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던 강남권 집값이 이번 규제 완화로 다시 한번 들썩이고 있다.
5년 만의 규제 완화… 291개 아파트 족쇄 풀려
서울시는 12일 제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잠실동과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 등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아파트 291곳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결정했다.

그동안 이 지역에서 집을 사려면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했고 2년간 실거주 의무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런 제한 없이 자유로운 거래가 가능해졌다.
다만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안전진단이 통과된 재건축 아파트 14곳과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일대는 투기 과열 우려로 규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해제 지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거래가 비정상적으로 늘거나 집값이 과도하게 오르면 규제를 재지정할 방침이다.
“매물 다시 거둬들이고 호가 올리고”

이번 규제 해제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잠실 엘스·리센츠·트리지움 아파트를 중개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해제 결정 이후 문의 전화가 폭발적으로 오고 있다”며 “매물을 일단 거둬들이겠다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인 잠실 리센츠 전용 124㎡(지난해 12월 37억 5천만 원 거래)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14㎡(올해 초 52억 9천만 원 거래) 등에서는 이전 거래가보다 1억~3억 원씩 높은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단기 과열 우려, 전세 물량은 늘듯” vs “전반적 시장 확산은 제한적”
이같은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갭투자와 원정 투자 수요가 몰리며 단기적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갭투자와 지방 외지인의 매입이 단기적으로 늘어나며 일시적인 주택 가격 과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전세시장은 투자 수요가 늘면서 오히려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 그만큼 전월세 물량도 따라서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거래는 늘어날 수 있지만 가격이 일부 선반영돼 있어 크게 오르기는 힘들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서강대 교수도 “최근 경제 상황과 정치적 불안, 대출 규제 등으로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