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 아파트 사도 될까요?”… 집값 다시 꿈틀대자 한은이 내린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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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2.5% 유지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출처-뉴스1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하며 통화정책의 방향을 사실상 ‘완화 종료’로 선회했다. 지난해 7월부터 이번 회의까지 6차례 연속 금리를 묶으며 약 9개월간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2024년 10월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속 인하를 단행하며 경기 부양에 집중했던 금통위가, 이제는 오히려 ‘연말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이번 동결의 배경에는 예상보다 강한 경제 회복 신호가 자리잡고 있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0%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소비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1% 성장에 그쳤던 경제가 올해 2배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3일 국회에서 “우리나라 경제는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소비심리와 반도체 경기호조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소비 동반 회복… “금리 인하 명분 사라졌다”

출처-연합뉴스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한 가장 큰 이유는 경기 부양을 위한 뚜렷한 금리 인하 명분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민생 소비쿠폰 효과로 1.3%를 기록했고, 4분기 -0.3%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강한 수출 증가 기조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2.1로 전월 대비 1.3포인트 상승했으며, 기업심리지수도 94.2로 0.2포인트 올랐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국내 소비도 회복세”라며 “경기에 하방 리스크보다 상방 요인이 더 큰 만큼 일단 동결 이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수출 호조와 견조한 소비로 경제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금리 인하 필요성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부동산·환율 불안 여전… “금리 낮출 이유 없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출처-뉴스1

금리 인하를 가로막는 또 다른 걸림돌은 부동산 시장과 환율 불안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5% 상승했다. 상승 폭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통령이 연일 SNS를 통해 다주택자를 압박하며 수도권 집값 잡기에 전력하는 상황에서, 금통위가 금리를 낮춰 부동산 투기 수요를 자극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환율 역시 불안 요인이다. 25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1,429.4원을 기록했고, 26일 장 초반에는 1,424원선까지 내렸다. 지난해 12월 1,480원을 웃돌던 때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1,400원대 중후반의 높은 수준이다. 미국·이란 충돌 가능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언제든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부동산 규제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고, 1,400원대 환율도 여전히 높기 때문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인하 사이클 종료”… 연말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

이번 동결로 ‘인하 사이클 종료’ 관측에 더욱 힘이 실렸다. 연합뉴스 설문조사에서 전문가 6명 중 4명이 한은의 통화 완화 기조가 이미 끝났다고 판단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의 K자형 성장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재정 확장을 통해 경기 부진 요인이 더 완화된다면 금리 인하 필요성은 계속 낮아질 것”이라며 “인하 사이클은 끝났고 올해 내내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더 나아가 연말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르면 연말께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고 소비가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경우, 금통위가 통화정책의 키를 긴축 쪽으로 틀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다음 회의를 4월 10일로 예정하고 있으며, 최소 그때까지 기준금리는 2.5%로 고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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