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매장된 돈뭉치 “굴러들어 온다” 설랬는데… 기대감 ‘주르륵’

기대감 모았던 ‘대왕고래’
첫 시추 결과 ‘경제성 없음’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의 핵심으로 꼽혔던 ‘대왕고래’ 유망구조의 첫 탐사시추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브리핑에서 “일부 가스 징후가 포착됐지만, 상업적 생산이 가능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탐사에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다른 유망구조 탐사에 나설 계획이지만, 첫 시추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추가 사업 진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시작된 대왕고래 유망구조의 탐사시추는 47일 만에 종료됐다.

탐사 과정에서 가스 징후가 일부 발견됐지만, 상업적 생산이 가능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전까지 정부는 대왕고래를 포함한 동해 7개 유망구조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며, 성공 확률을 20%로 예상했다.

그러나 첫 번째 탐사부터 경제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남은 유망구조의 탐사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이번 탐사 결과를 토대로 다른 유망구조의 가능성을 다시 평가할 계획이다.

탐사 과정에서 석유 시스템 구조 자체는 양호하다는 점이 확인됐고, 이를 활용해 후속 탐사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추가 탐사를 진행하려면 예산 확보와 투자 유치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애초 5번의 탐사시추를 계획했지만, 이번 첫 시추에서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면서 해외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오일 메이저 기업들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경제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140억 배럴 기대감, 남은 가능성은?

정부는 지난해 미국 기술평가 기업 액트지오(ACT-GEO)의 분석을 토대로 동해 심해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최근 제출된 추가 보고서에 따르면, 울릉분지에는 최대 51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더 매장돼 있을 ‘마귀상어’ 유망구조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대왕고래 탐사 실패로 인해 남은 유망구조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낮아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왕고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석유 시스템 구조는 양호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해외 기업의 평가를 통해 투자 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향후 투자 유치와 후속 탐사를 통해 대왕고래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을지, 또는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이 현실적인 난관에 봉착하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