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더 쓴다는데”… 아마존·구글의 600조 도박, 쪽박일까 대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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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주가 하락
구글 데이터 센터/출처-연합뉴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해 인공지능(AI) 투자에 역대 최대 규모의 자본을 쏟아붓겠다고 발표한 직후,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아마존과 MS는 5~10%씩 급락했고, 구글도 소폭 하락했다. AI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빅배팅’이 오히려 투자자들의 신뢰를 흔들며 역풍을 맞은 것이다.

2월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올해 자본지출로 1,750억~1,850억 달러(약 258조~272조원)를 제시했다. 지난해(914억 달러)의 2배 수준이다. 아마존은 2,000억 달러(294조원), MS는 1,400억 달러(206조원) 이상을 AI 데이터센터 증설 등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 회사의 투자 증가율은 각각 2배, 33%, 1.7배에 달한다.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었다. 발표 당일 아마존 주가는 4.4% 하락했고, 시간 외 거래에서는 약 10% 추락했다. MS는 발표 당일 약 5% 하락했고, 시간외 거래에서는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인 약 10% 폭락하며 시가총액 3조 달러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일 1.59% 떨어지며 사흘째 1%대 하락세를 이어갔다.

월가 예상 훨씬 뛰어넘은 ‘과잉 투자’

아마존/출처-연합뉴스

투자자들이 경계심을 드러낸 이유는 명확하다. 아마존의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는 월가 예상(1,447억 달러)을 553억 달러나 웃돌았다. 구글 역시 시장 예상(1,150억~1,200억 달러)보다 600억 달러 이상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 빅테크 4사의 2026년 자본지출 합계는 6,000억 달러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2023년(약 1,000억 달러) 대비 6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AI 산업 특성상 인공신경망 구축과 운영에 막대한 전산 자원, 데이터, 전력이 필요하고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 거액 투자가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투자 대비 실질적인 수익화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MS의 주가 하락과 관련해 “AI 사업이 투자자를 설득할 만큼의 실질적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성장 둔화·수익성 악화에 ‘거품론’ 재점화

아마존 AI 데이터 센터/출처-연합뉴스

우려를 뒷받침하는 지표도 나타나고 있다.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Azure 성장률은 40%에서 39%, 이어 37~38%로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운영비용은 39% 폭증했지만 순이익은 61% 급락했다. 아마존은 작년 매출이 12% 증가하며 클라우드, 광고, 전자상거래 등 각 부문이 선전했으나, 투자 규모가 실적 개선을 압도하며 주가 발목을 잡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AI의 산업별 도입과 상품화가 아직 초기 단계라 변수가 많은 데다,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할 뚜렷한 실적 호조가 없다”고 지적했다. 팰란티어 테크놀로지, 오라클, 세일스포스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범용 AI가 산업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비관적 관측이 확산되며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AI면 다 오르는 시대가 끝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구글이 제미나이의 사용자 증가와 클라우드 성장세를 강조하고, MS가 4분기 순이익 60% 증가라는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투자 심리 악화를 막지 못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빅테크의 AI 경쟁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과잉 투자의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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