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공지능의 심장, 줄줄이 메타行
시리 설계자까지 이탈하는 상황에
애플 전체가 흔들린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 기업인 애플이 그토록 공들여 키운 인공지능 조직이 한순간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시리와 ‘애플 인텔리전스’를 설계하던 중심 팀에서 핵심 연구원들이 잇따라 퇴사했고, 그들은 한 방향을 향해 이동했다. 바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새롭게 꾸린 ‘초지능 연구소’였다.
메타가 움직이자, 애플의 인재가 쏟아져 나왔다
메타는 지난달 ‘초지능 연구소(MSL)’를 세우고, 인공지능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 연구소가 목표 인원인 50명을 채우는 데 시간이 걸릴 거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한 달도 안 돼 오픈AI, 구글, 애플에서 쟁쟁한 인물들이 몰려들었고, 기술계 중심 인력들이 메타 유니폼을 입었다.
특히 애플에서 빠져나간 연구자들의 면면은 남달랐다. 애플의 대형언어모델(LLM)을 책임졌던 마크 리, 멀티모달 기술을 다뤘던 보웬 장, 핵심 엔지니어 톰 건터에 이어, 조직 전체를 이끌던 루오밍 팽까지 메타로 이직했다. 이들은 모두 애플의 AI 전략을 설계해 온 주역들이었다.
이들에게는 수백억 원대 연봉을 포함한 파격적인 보상이 제시됐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단순한 돈 이상의 매력이 있었다고 본다.
메타가 내세운 ‘초지능 AI’라는 새로운 비전과, 이를 뒷받침할 엄청난 인프라 투자가 연구원들의 선택을 끌어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애플은 왜 잡지 못했을까
애플도 가만히 있던 건 아니다. 연봉을 올리고, 내부 인재를 다시 육성하겠다고 나섰으며, 오픈AI와 협력도 확대하려 했다.
하지만 조직 내부 분위기는 이미 가라앉기 시작한 뒤였다. “요즘 연구 방향이 계속 흔들린다”는 말이 나왔고, “이 조직이 앞으로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는 불안이 커졌다.
여기에 애플만의 AI 전략도 한계로 작용했다.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AI 작업을 클라우드가 아니라 아이폰 안에서 처리하려 해왔다.
하지만 휴대폰 내부에서는 연산 성능에 한계가 있고,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었다. 결국 연구원들은 제한된 환경에 답답함을 느끼고 회사를 떠났다.
이번 일은 단순히 ‘사람을 데려간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AI 주도권을 둘러싼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다는 신호탄이다. 메타는 인재를 영입하는 동시에, 경쟁사의 핵심을 정면으로 흔들고 있다.
애플은 핵심 인력 이탈로 인해 시리 고도화나 생성형 AI 전략 추진에 일정 수준의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와 개발의 중심에 있던 인재들이 빠져나간 만큼, 기술 개발 속도나 방향성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는 아직 시작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