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수천만 원 올랐는데 “14억→7억”…집주인들 ‘비명’

세종시 아파트값 1년 새 6.47% 하락, 상가 공실률도 최고조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 꺾이며 매물 쏟아져
전문가들 “하반기 금리인하 시 회복세 전망”
세종시
세종시 집값 추락 / 출처: 연합뉴스

한때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으로 치솟았던 세종시 집값이 이제는 반토막 나는 수준까지 추락하면서 집주인들의 고통이 깊어지고 있다.

2020년 정치권발 ‘천도론’으로 한 해 42.37%나 치솟았던 집값이 이제는 거품이 빠지며 하락의 그늘로 접어들었다.

끝없는 하락의 그늘

4일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값은 평균 6.4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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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집값 추락 / 출처: 뉴스1

이는 전국 시군구 중 대구 서구(-6.97%)와 남구(-6.64%)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2021년부터 시작된 하락세는 매년 가팔라져 2022년에는 무려 16.74%나 떨어졌고, 2023년 5.14%, 2024년 6.47%로 4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세종시 대평동 해들6단지e편한세상세종리버파크의 전용 99㎡는 지난달 7억 20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단지 직전 거래가 9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단 한 번의 거래로 1억 8000만 원이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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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집값 추락 / 출처: 연합뉴스

2021년 5월 최고가 14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외곽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조치원읍의 한 자이 아파트 84㎡는 지난달 2억 3000만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4억 9500만 원) 대비 53%나 폭락했다.

이 단지는 집값 급등기에 외지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던 곳으로, 현재는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가 시장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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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집값 추락 / 출처: 연합뉴스

주거시설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종시 상가 시장도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2024년 4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세종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4.1%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소규모 상가도 8.4%의 공실률을 기록하며 대구(9%)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정부청사 인근의 대형 상가 ‘엠브릿지’는 상가 침체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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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집값 추락 / 출처: 세종특별시 블로그

청사를 끼고 있는 최적의 입지와 세계적 건축가의 설계로 주목받았던 이 건물은 2021년 통매각이 결정됐지만, 2433억 원에서 1293억 원까지 가격을 낮췄음에도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현재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투기 과열에서 벗어나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세종시 P공인중개사는 “최근 매도자 대부분이 특별공급을 받은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이라며 “양도소득세나 전세금 반환 부담 때문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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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집값 추락 / 출처: 연합뉴스

매수자들은 주로 중앙부처 공무원이나 대전, 청주에서 오는 실거주 수요가 대부분이다.

하반기 회복 기대감 ‘솔솔’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올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정국 불안이 해소되고 시중금리가 내리면 시장이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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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집값 추락 / 출처: 연합뉴스

특히 “세종시는 천도론으로 인한 거품이 빠지면서 실제 가치에 근접한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세종은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넓고 깨끗한 신도시”라며 “미분양이 없고 국회 완전 이전 등 호재가 남아있어 추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상업용지 규제완화와 기업 유치를 통한 자족기능 확충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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