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뚜렷이 앞지르고 있다. 전세 물량 급감과 신축 공급 축소가 겹치면서 세입자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누적 상승률은 1.56%로, 매매 상승률(0.98%)을 0.58%포인트 웃돌았다. 수도권은 전세(2.20%)가 매매(1.79%)를 0.41%포인트 상회했고, 비수도권은 전세(0.94%)와 매매(0.20%) 간 격차가 0.74%포인트로 더 컸다.
같은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3% 올라 2015년 11월 셋째 주(0.26%) 이후 약 11년 만의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매매가격(2.81%)이 전세(2.61%)를 아직 소폭 앞서고 있으나, 격차는 0.20%포인트까지 줄어든 상태다.
전세 매물, 통계 이래 처음으로 3만 건 아래로
서울 아파트 임대차 매물은 올해 4월 13일 기준 2만 9,726건으로, 2023년 4월 통계 집계 시작(7만 74건) 이후 처음으로 3만 건 아래로 내려섰다. 이는 약 3년 새 57.6% 급감한 수치다.
감소세는 지난해 10월 15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골자로 한 ’10·15 대책’ 이후 두드러졌다. 대책 발표 당일 4만 4,055건이던 매물이 6개월 만에 32.6% 줄었다. 전세 수급지수도 4월 둘째 주 105.2를 기록해 2021년 9월 이후 약 4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강남3구도 전세가 더 올랐다…외곽은 더 가팔라
매매가격이 약세를 보인 강남3구에서도 전세 상승세는 두드러졌다. 서초구는 올해 매매가격이 1.00% 오르는 데 그쳤으나 전세는 3.65% 올라 격차가 2.65%포인트에 달했다. 강남구는 매매가격이 0.38% 하락했음에도 전세는 0.84% 상승했다.
누적 전세 상승률 상위 지역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4.57%), 경기 안양시 동안구(4.53%), 전남 무안군(4.39%), 서울 성북구(4.20%), 노원구(4.06%) 순이었다. 노원구는 매매 상승률(3.48%)도 상당했지만 전세 상승률이 이를 웃돌았다.
입주물량 더 줄어든다…전세 상승 장기화 우려
공급 여건도 악화하는 방향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은 2만 7,058가구이며, 내년에는 1만 7,197가구로 36% 줄어들 전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신축 입주가 부족한 상황에서 월세화에 따른 전세 매물의 빠른 감소로 가격 강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비거주 1주택자에게까지 규제가 미치면 이런 추세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전세 시장은 집주인이 교섭력을 쥔 상태여서 보유세를 강화하더라도 상승분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게 문제”라며 “전월세 상승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