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EX90 플러스’ 공개
최고 출력 275마력, 최대 토크 50kgm 발휘

볼보의 전기 SUV ‘EX90’은 처음 공개됐을 당시만 해도 고급 전동화 전략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가격은 거의 1억 원을 넘겼고, ‘플래그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각종 고급 사양을 탑재했다. 하지만 최근 볼보는 그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다. 같은 이름을 유지하되, 훨씬 저렴한 ‘EX90 플러스’ 트림을 새롭게 선보이며 시장의 시선을 끌고 있다.
눈에 띄는 가격 인하와 핵심 사양 유지, 그리고 변화된 전동화 전략까지. 이번에 공개된 EX90 플러스는 단순히 한 모델의 추가가 아니라, 볼보의 전체 전기차 전략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
전동화 전략 수정, 그 중심에 선 ‘플러스 트림’
볼보는 2022년 EX90을 처음 공개할 당시, 2030년까지 전 모델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EX90은 기존 XC90을 대체할 주자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그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볼보는 현재 2030년 전기차 전환 목표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철회했고, XC90 역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거쳐 계속 판매되고 있다.

볼보는 10개월 전 미국에서 EX90의 생산을 시작했지만, 기본 가격이 거의 10만 파운드에 달하면서 소비자 접근성이 낮았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는 올 3월 기준 전년 대비 39%나 감소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볼보는 보급형 ‘플러스’ 트림과 ‘퓨어’ 트림을 새롭게 선보이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EX90 플러스, ‘보급형’의 틀을 다시 쓰다
신형 EX90 플러스는 기존 울트라 트림 대비 약 3000만 원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신형 EX90 플러스의 가격은 영국 기준 8만 2660파운드(한화 약 1억 5580만 원)로 책정됐다. 같은 모델이지만 울트라 트림이 약 10만 파운드(약 1억 8850만 원) 수준에서 판매됐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가격 차이다.
가격이 낮아졌다고 성능이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 EX90 플러스는 후륜 구동 방식에 싱글 모터를 탑재해 최고 출력 275마력, 최대 토크 50kg·m의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는 8.4초가 걸린다. 104kW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으로 WLTP 기준 최대 613km까지 주행 가능하다.

기본 사양도 충실하다. 4존 독립 공조 시스템, 14.5인치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무선 충전, BOSE 사운드 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 1열 열선 시트, 열선 스티어링 휠 등 주요 편의 사양이 빠짐없이 적용됐다. 360도 서라운드 뷰 카메라, 헤드업 디스플레이, 7인승 시트 구성도 기본이다.
다만 픽셀 LED 헤드램프, 에어 서스펜션, 마사지 기능이 포함된 시트 등 고급 옵션은 듀얼 모터 모델인 울트라 트림에만 적용된다.

전략적 후퇴가 아닌, 현실적인 재정비
고급 전기 SUV 시장이 한계에 부딪힌 지금, 볼보는 전략을 조정해 더 넓은 소비자층을 포섭하려 한다.
초기에는 고급 이미지에 집중했지만, 현재는 가격 경쟁력과 시장 상황을 고려한 ‘현실적 선택’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EX90 플러스는 고급 전기 SUV에 대한 접근 문턱을 낮췄고, 실질적인 성능과 편의성을 유지하면서도 3000만 원이라는 가격 격차를 만들어냈다. 이는 앞으로 볼보뿐만 아니라 전체 전기차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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