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경차 강세 속 세단은 하락
실용성·가성비가 구매 판단 가른다
중고차, 지금이 전략 세울 시기

가정의 달 5월, 통상적으로 지출이 늘며 중고차 시장이 주춤하는 시기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SUV와 경차 수요가 예상을 깨고 강세를 보이며 전체 시세를 끌어올린 반면, 일부 세단과 하이브리드 차량은 오히려 가격이 떨어졌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모델들은 지금이 절호의 구매 타이밍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상을 뒤엎은 흐름, 5월 중고차 시장의 이변
2025년 5월 13일,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대표 김상범)은 자사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2025년 5월 중고차 시세를 공개했다. 분석 대상은 2022년식 인기 차종이며 주행거리 6만km 이내의 무사고 차량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국산차와 수입차를 포함한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0.46% 상승했다. 특히 현대차 팰리세이드(3.23%)와 볼보 XC90(8.95%) 등 대형 SUV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소형 경차인 쉐보레 더 뉴 스파크 프리미어(3.04%)도 강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전체적인 상승 흐름에도 불구하고 일부 SUV와 세단,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시세가 하락해, 소비자에게 ‘가성비 높은’ 중고차를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실속형 모델 다수 하락, 주목해야 할 TOP5
국산차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하락폭을 보인 모델은 기아 스포티지 5세대 2.0 2WD 노블레스다.
1.40% 하락하며 눈여겨볼 중고 SUV로 떠올랐다. 카니발 4세대 역시 1.35% 하락했고 쉐보레 더 뉴 트랙스 1.4 LT 코어는 1.93% 떨어져 소형 SUV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차량 중에서는 기아 쏘렌토 4세대 HEV 1.6 2WD 그래비티가 0.88%, 현대 더 뉴 그랜저 IG 하이브리드 익스클루시브가 0.95% 하락했다.
중형 세단인 현대 쏘나타(DN8) 2.0 인스퍼레이션과 기아 K5 3세대 2.0 노블레스는 각각 0.84%, 0.89% 하락했다.
수입차 부문에서는 아우디 A4(B9) 40 TFSI 프리미엄이 2.67% 하락하며 관심을 모았다. 렉서스 ES300h 7세대 이그제큐티브와 벤츠 E클래스 W213 E250 아방가르드는 각각 0.75%, 0.03% 미세하게 하락했다.
SUV·경차, 시장 상승 견인… 그 배경은?
엔카닷컴은 5월이라는 시기적 특수성과 함께, 실용성과 즉시성이라는 요소가 SUV·경차의 상승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대형 SUV 중에서는 팰리세이드 외에도 제네시스 GV70(0.11%)이 소폭 상승했다. 국산 경차인 현대 캐스퍼 인스퍼레이션(1.56%)은 세 달 연속 시세 상승을 이어갔으며 쉐보레 더 뉴 스파크 프리미어(3.04%)는 연비와 유지비 측면에서 강점을 인정받았다.

수입 SUV와 전기차의 상승폭도 눈에 띈다. 볼보 XC90은 8.95%의 급등세를 기록하며 이번 달 최고 상승폭 모델로 꼽혔다.
XC60(2.52%), BMW X5(1.98%), 포르쉐 카이엔(1.28%)도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는 각각 2.70%, 0.24% 상승했다.
수입 SUV와 전기차의 강세는 신차 공급 지연과 긴 출고 대기 시간으로 인해 즉시 출고가 가능한 중고차 수요가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전략이 필요한 시점
이번 5월 중고차 시장은 전통적인 수요 비수기라는 틀을 깨고, 실용성과 가성비를 중심으로 한 재편 흐름을 보여줬다. SUV와 경차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장을 주도한 반면, 일부 세단과 하이브리드 모델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중고차 시장이 단순히 시세 흐름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XC90, 팰리세이드 등 패밀리 SUV의 수요가 두드러진 한 달이었다”며 “특정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면 시세 하락 여지가 있는 이달 중하순을 노리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5월은, 상승과 하락이 공존하는 이례적인 중고차 시장의 단면을 보여줬다. 소비자에게는 더욱 정교한 판단과 전략이 필요한 시점임을 알렸다.
가성비와 실용성, 그리고 정확한 시장 타이밍을 아는 것이 중고차 구매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