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차량에 내장된 FSD(Full Self-Driving) 기능을 비공식 장비나 공개 소스코드로 무단 활성화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정부의 공식 경고가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3월 31일 테슬라코리아로부터 소프트웨어 취약점 신고를 접수한 뒤, 국내 차주들의 불법 활성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안전 공지를 발표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FSD 무단 활성화를 단순한 ‘기능 사용’이 아닌 불법 자동차 개조, 즉 ‘튜닝’과 동일한 수준의 위법행위로 분류한다는 점이다. 첨단 자율주행 기술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법적 근거와 처벌 수위, 예상보다 무겁다
국토교통부는 자동차관리법 제29조와 제35조를 법적 근거로 제시했다. 제29조는 안전기준에 미충족한 차량으로 판단해 운행 자체를 금지하며, 제35조는 차량의 안전 운행에 영향을 주는 소프트웨어를 임의로 변경·설치·추가·삭제하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단순한 행정처분이 아닌 형사처벌 수준의 제재다. 적발 시 해당 차량은 즉시 운행 불가 판정을 받게 된다.
‘탈옥’ 수법과 확산 경로, 국내도 안전지대 아니다
문제의 발단은 해외에서 먼저 불거졌다. 외국에서 비공식 외부 장비나 공개된 소스코드를 활용해 FSD를 무단 활성화하는 사례가 잇따라 적발됐고, 이 방식이 국내 테슬라 차주 커뮤니티로 빠르게 유입됐다.
국내에서 유통 중인 불법 기기는 이른바 ‘테슬라 진단 툴’이라는 이름으로 거래된다. 이 장치는 차량 내부 통신망인 CAN(Controller Area Network)에 접속해 FSD 활성화 조건을 강제로 변경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판매자들은 설치 시간이 짧고 제거 후 원상복구가 가능하다고 강조하지만, 정부는 이를 불법 개조로 명확히 규정했다.
국내에서 특히 인기 모델인 Model 3와 Model Y의 FSD 적용 일정이 불확실한 탓에, 대기에 지친 일부 차주들이 이러한 비공식 수단에 눈을 돌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FSD 기술의 가능성과 현재의 한계
테슬라 FSD는 라이다(LiDAR) 없이 전방위 카메라만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비전 기반 AI’ 전략을 채택한다. 신경망(Neural Network)이 차선·신호등·보행자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가속·감속·차선 변경을 수행하며, OTA(무선 업데이트) 방식으로 지속 개선되는 ‘진화형 자율주행’ 구조를 갖는다.
최신 버전은 인식·예측·경로 계획을 하나의 신경망이 통합 처리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도심 교차로 좌회전, 신호등 인식 후 정지·출발 등 복잡한 도시 환경까지 대응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현재 FSD는 법적·기술적으로 완전 자율주행 단계에 이르지 못했으며, 운전자의 상시 감시와 개입이 여전히 필수다.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단계에 속하는 기능을 ‘완전 자율주행’으로 오인하고 무단 활성화할 경우, 운전자 본인은 물론 도로 위 제3자까지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 국토부가 높은 처벌 수위를 고수하는 핵심 이유다.
테슬라 FSD를 둘러싼 이번 사태는 자율주행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법·제도의 정비 속도를 앞지르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술의 매력에 이끌려 법적 경계를 넘는 시도는 차주 개인의 형사처벌로 귀결될 수 있다. 자율주행 시대의 혜택을 안전하게 누리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이해만큼이나 관련 법규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선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