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반등 신호
EU 새로운 집행부 구성, OEM도 노력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지난해 7월 유럽 의회를 통과한 이후, 보조금 등 각종 지원 정책이 쏟아지며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했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둔화와 배터리 화재와 같은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판매량이 주춤했고, 전기차로의 완전한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는 다시 활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 새 집행부는 전기차 친화적인 정책으로 흐름을 바꾸려 하고 있으며,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의 정체를 일컫는 ‘캐즘’을 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EU 집행부에 ‘親전기차’ 인사 포진

전기차 정책을 이끄는 EU 집행위원단에는 탄소 감축과 친환경 산업 확대에 적극적인 인물들이 속속 내정되었다.
이 중 눈에 띄는 인사는 테레사 리베라 스페인 부총리 겸 친환경전환부 장관이다. 그녀는 녹색 전환 및 경쟁 분야 총괄 수석 부집행위원장으로 발탁되었으며, 유럽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강력한 탄소 규제 유지 기조 속에서 EU 전기차 판매는 내년 16.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도 다양한 마케팅 전략 선보여

완성차업체들 역시 캐즘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포드는 전기차 충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사 전기차 구매 고객에게 무료 레벨 2 충전기 설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쉐보레 대리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기차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자사 전기차의 장기 소유 비용과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KG모빌리티(KGM)는 ‘전기차 페스타’를 통해 침체된 시장을 타개하려 하고 있다. 토레스 EVX와 코란도 EV 등 주요 전기차 모델에 대해 대폭적인 할인 혜택과 무상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양한 할부 프로그램까지 도입했다.
특히 전기차 화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배터리 화재 발생 시 최대 5억 원을 보상하는 안심 보장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러한 고객 맞춤형 혜택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캐즘을 돌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전기차 시장의 반전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 체코에 위치한 현대차 전기차 생산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며, 유럽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그는 “전기차 시장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혁신을 위한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전동화 전략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유럽 맞춤형 라인업을 통해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유럽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코나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5 등의 전기차 모델을 통해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하고, 기아 역시 EV9과 EV6 개선 모델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에서 캐즘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지만, 각국의 경기 침체 속에서도 완성차업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성장 모멘텀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재도약을 위한 이들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