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없어도 전기차 인기
1억원 넘는 차도 ‘완판’ 행진
테슬라·폴스타 등 판매 급증

국산차만큼이나 수입 전기차가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특히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고가 전기차마저도 판매가 급증하면서, ‘보조금을 받아야 팔린다’는 전기차 시장의 통념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수입 순수 전기차(BE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6.2% 증가한 7만 3288대로 집계됐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BEV가 차지하는 비중도 29.4%에 달했다.
업계는 테슬라, BYD, 폴스타 등 전기차 전문 브랜드의 약진이 전체 수입차 시장 성장을 견인한 주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들 브랜드의 고가 모델들이 보조금 혜택 없이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새로운 소비 흐름을 만들고 있다.
“수입 전기차 7만대 돌파” 테슬라, 단독 4만대 이상 판매
고가 수입 전기차의 인기가 전례 없이 높아지고 있다. 19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7만 328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2%나 늘었다.

특히 테슬라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1~10월 기준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4만 796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모델 Y는 3만 7035대, 모델 3는 6429대가 팔리며 테슬라가 전체 수입 전기차 시장을 사실상 이끌고 있는 모양새다.
테슬라의 판매 증가는 미국산 모델의 국내 수입 제한이 일부 완화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최근 한미 무역 협상 팩트 시트에서 미국산 전기차에 대한 연간 5만대 상한 제도가 폐지되면서, 업계는 테슬라의 수입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테슬라는 최근 한국 시장에서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기능 출시를 예고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운전자가 주행을 계속 감시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이 기능이 한국에서도 적용된다는 점에서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다만 이 기능은 현재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산 테슬라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20% 벽 뚫렸다” 수입차 점유율 사상 첫 돌파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분석한 1~9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수입차의 국내 점유율은 19.9%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5월부터는 월간 점유율이 22% 안팎을 유지하며, 연간 기준으로도 처음으로 20% 돌파가 확실시된다.
참고로 2002년 첫 1%대를 돌파하고 2012년 10%, 2015년 15%를 넘어섰으나 이후 9년간 20%를 넘지 못했었다.

이번 점유율 상승의 중심에는 전기차 브랜드가 있다. 올해 1~10월 기준 테슬라, 폴스타, BYD 세 브랜드가 국내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총 5만 4266대. 이는 전체 수입 전기차 판매량의 74%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 중 테슬라는 92.8%의 판매 증가율을 보였고, 폴스타는 무려 484.4% 증가하며 2513대를 판매했다. 폴스타는 판매 순위도 18위에서 14위로 4계단 상승했다.
올해 국내 승용차 시장에 처음 진입한 BYD도 3791대를 판매해 13위에 안착했다.
BMW i5, 전체 29% 차지
테슬라 외 BMW, 폴스타, 폭스바겐 등 전통적인 유럽 브랜드들도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BMW코리아는 올해 1~10월 전기차만 4814대를 판매했다. 이 중 i5 모델은 최소 8400만 원에서 1억 580만 원대의 고가임에도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약 29%를 차지하고 있다.
BMW는 내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노이클라쎄’를 기반으로 한 신모델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폴스타는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출고를 시작한 중형 SUV ‘폴스타4’를 앞세워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폴스타코리아에 따르면, 폴스타4는 출시 1년 만에 2600대가 판매됐으며 대기 기간은 평균 3개월, 고급 옵션을 선택할 경우 최대 5개월에 이른다.
폴스타4는 현재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이 시작됐다. 내년 초부터 국내 공급 물량이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폭스바겐도 ID.4, ID.5 두 모델만으로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56.5%)을 전기차가 차지했다. ID.4는 초도 물량이 완판돼 추가 입고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아우디는 다소 부진했던 전기차 판매에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Q4 e-트론이 올해 1~9월 기준 2967대가 판매되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바뀌고 있다. 보조금이 아닌 브랜드와 성능, 기술력 중심의 구매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나타난 판매 흐름은 그 변화의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