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완성차 5개사의 2026년 7월 성적표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기아와 한국GM이 두 자릿수 성장을 견인한 반면, 현대차는 파업 여파로 내수·해외 동반 감소라는 쓴맛을 봤다.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임에도 기아가 글로벌 판매 13.4% 증가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여서, 향후 두 브랜드 간 실적 역전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아·한국GM 독주, 현대차·르노 동반 부진
5개사의 7월 글로벌 합산 판매량은 67만191대로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31만8454대(-5.1%), 기아 29만8037대(+13.4%), 한국GM 4만2119대(+30.6%), KGM 8551대(-11.1%), 르노코리아 3030대(-58.2%)로 집계됐다.
성장을 이끈 주역은 기아와 한국GM이다. 기아는 내수 5만4604대(+21.3%), 해외 24만2556대(+11.6%)로 국내외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하며 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판매 증가를 이어갔다. 한국GM은 수출 4만1353대(+33.3%)가 실적을 견인했으며,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2만6822대)와 트레일블레이저(1만4531대) 두 차종이 수출 물량 대부분을 책임졌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내수(-57.4%)와 수출(-59.2%) 모두 반토막 났다. 다만 7월에 필랑트의 첫 중남미 수출 물량 220대를 선적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의 포문을 열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현대차 파업, 시간당 430대·187억 손실…최대 8976억 타격
현대차 부진의 핵심 원인은 노조 파업이다. 7월 13일 시작된 부분파업은 이후 단계적으로 확대되며 생산라인을 하루 최대 8시간까지 멈춰 세웠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시간당 약 430대, 손실액은 시간당 약 187억 원에 달한다.
누적 36시간 기준으로는 생산 차질 약 1만5800대·손실액 약 6730억 원, 48시간 기준으로는 약 2만640대·8976억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생산 공백이 7월 내수 판매 -14.4%, 해외 판매 -3.2%라는 동반 감소의 직접적 물리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대차 측은 전체 산업 수요 위축과 신차 대기 수요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아가 같은 기간 내수에서만 21.3% 성장했다는 사실은, 파업이라는 변수가 얼마나 결정적이었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EV·HEV가 순위표를 바꾼다…기아 EV3·EV5 TOP 10 진입
7월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 1위는 현대차 그랜저(8532대)가 차지했다. 이어 기아 셀토스(7427대), 카니발(6917대), 쏘렌토(6153대), 스포티지(5381대), 레이(5178대) 순이었다. TOP 10 중 기아 차종이 6개, 현대차 차종이 4개를 차지하며 내수 판매 주도권도 기아가 확보한 형국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아 EV3(3467대)와 EV5(3434대)가 각각 10·11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KGM 역시 토레스 EVX·무쏘 EV 수출 확대로 수출 물량을 약 15% 끌어올려, 내연기관 중심 브랜드의 전동화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1~7월 누적 기준으로는 기아(+4.3%)와 한국GM(+12.8%), KGM(+3.8%)이 성장세를 유지한 반면, 현대차(-4.8%)와 르노코리아(-32.9%)는 뒤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