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 2대, 심야 시간대 한정, 강남 일부 역세권만 커버한다. 이 초라해 보이는 숫자 뒤에 한국 자율주행 상용화의 현재가 담겨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가 올해 4월 6일 유료 전환 이후 단 두 달 만에 누적 이용 건수 1,000건을 돌파했다. 차량 1대당 하루 평균 6건, 전체 기준으로는 하루 12건 수준이다.
강남 심야를 달리는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 현황은
카카오모빌리티 강남 자율주행 택시는 평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운행한다. 운행 구역은 강남역·압구정역·선정릉역·봉은사역·대치역·개포동역·양재역 일대로, 서울시가 지정한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약 20.4㎢) 내에 한정된다.
요금은 오후 10~11시와 오전 2~4시에는 5,800원,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까지는 6,700원의 시간대별 고정요금이 적용된다. 거리·시간에 따른 추가 요금은 없으며, 1회 최대 3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이용자는 카카오T 앱에서 ‘서울 자율주행차’ 메뉴를 선택해 일반 택시와 동일한 방식으로 호출한다.
이용자 만족도는 예상을 웃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서비스 평점은 5점 만점에 4.94점이며, 유료 재이용 의향은 81.7%에 달한다. 차량 가동률도 82.5%로 제한된 차량 수 대비 운영 효율성은 높은 편이다.
글로벌 로보택시와의 격차, 그리고 한국의 현실
수치를 글로벌 기준에 놓으면 격차는 냉혹하다. 미국 웨이모(Waymo)는 2026년 현재 약 3,500~4,000대를 10개 이상 도시에서 운영하며 주당 50만 건의 유료 이용을 기록 중이다. 2024년 주당 5만 건 수준에서 2년 새 10배 성장한 수치다. 카카오모빌리티 강남 서비스의 두 달 누적 1,000건과는 비교 자체가 어렵다.
그러나 단순 비교는 공정하지 않다. 한국의 자율주행 규제 환경은 미국보다 훨씬 촘촘하다. 강남 시범운행지구 전체 면적 중 법적으로 승·하차가 허용되는 구간은 단 2.3%에 불과하다. 출발지와 도착지 모두 구역 내여야만 호출이 가능해, 이용자가 지정 지점까지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도 여전히 크다.
현재 차량에는 안전요원이 동승하는 구조로, 기술·제도적으로 ‘완전 무인 로보택시’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상태다. 안전요원 인건비를 고려하면 현행 최고 6,700원의 요금 구조로는 상용화 수준의 수익성 확보까지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연말 E2E 실도로 투입…기술 내재화 가속
카카오모빌리티가 강남 서비스에서 주목하는 진짜 목표는 기술 고도화다. 현재 자율주행 시스템은 사전에 설계된 규칙에 따라 상황별로 대응하는 ‘룰베이스(rule-based)’ 방식과 AI가 주행 전 과정을 스스로 판단하는 ‘엔드투엔드(E2E)’ 방식을 혼합해 운영 중이다.
E2E는 카메라·라이다·레이더 센서와 도로 이미지 데이터를 입력받아 인지→판단→제어 전 과정을 하나의 통합 AI 모델이 처리하는 구조다. 테슬라가 채택한 방식과 유사하며, 복잡한 도시 환경에서 인간 운전자에 가까운 종합 판단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연말까지 E2E 방식이 담당하는 비중을 확대하고, 고도화된 E2E 모델을 실제 강남 자율주행 택시에 적용해 실도로 시험 운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와의 자율주행 전용 PBV(목적 기반 차량) 공동 개발, LG이노텍과의 부품 협력도 추진 중이다. 김진규 카카오모빌리티 피지컬AI부문 부사장은 국회 토론회에서 “한 대의 자율주행차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자율주행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함께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