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대전 자동차 부품사 화재로 촉발된 공급 차질이 석 달 만에 해소되며, 6월 국내 생산·소비·투자가 동반 상승하는 ‘트리플 증가’가 연출됐다.
국가데이터처가 7월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전월 대비 2.3% 올라 지난 2020년 6월(2.9%)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4월(-0.5%)과 5월(-0.4%) 두 달 연속 감소하다 반등한 것이다.
부품사 화재 석 달 만에 수급 정상화…자동차가 생산 반등 이끌다
6월 반등의 최대 공신은 자동차다.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6.4% 증가했고, 이 중 자동차 생산이 15.4% 급증하며 전체 지표를 견인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3월 자동차 엔진 부품사 화재로 원활하지 않던 부품 수급이 정상화되고, 국내외 수요가 늘며 자동차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20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엔진 밸브 공장 화재는 사망 14명과 150명 이상 대피라는 인명 피해와 함께,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계의 주요 차종 인도 지연이라는 생산 차질로 이어진 바 있다. 현대차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볼륨 차종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승용차 판매 21.8% 폭증…개소세 인하 종료 ‘막차 수요’도 합세
소비 측면에서도 이례적인 수치가 나왔다. 소매판매액지수가 전월 대비 2.7% 증가한 가운데, 내구재 판매는 12.6% 급증해 2009년 9월(14.0%) 이후 1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승용차 소매판매가 21.8% 뛰며 6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나타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또한 6월 말 승용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서 구매를 앞당기려는 수요가 한 달에 집중됐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통신기기 할인 행사도 내구재 판매 폭증에 힘을 보탰다. 반도체 생산 역시 5월(-10.0%) 급락 이후 6월 4.5% 증가로 돌아서며, 메모리·비메모리 전반의 수요 회복이 확인됐다.
설비투자 전년比 21.7% 급증…중동 리스크는 ‘구조적 변수’로 상존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8%, 전년 동월 대비로는 21.7% 급증했다. 기계류(+6.9%)와 운송장비(+3.4%) 모두에서 투자가 늘었고, 건설기성도 건축(+5.9%) 호조로 4.1%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5포인트,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9포인트 올랐다.
다만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러한 개선세를 인정하면서도 “미-이란 무력충돌 재개에 따른 에너지·물류비 상승이 기업 수익성과 투자 결정을 제약할 수 있다”며 하방 리스크를 경고한다. 한국의 중동 원유 도입 비중은 약 69.1%이며,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다.
정부도 “7월 수출과 소비·기업 심리 개선이 긍정적이나, 미-이란 무력충돌 재개 등 대외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명시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전산업 생산과 소매판매가 각각 2.8% 증가하고 설비투자가 11.4% 뛰었으나, 건설투자는 5.3% 감소해 부문 간 온도 차가 뚜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