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가 통신 대기업 KT, 원격운전 전문 스타트업 에스유엠(SUM)과 손잡고 연내 상용 서비스 출시를 선언했다.
3사는 7월 23일 서울 양재동 기아 본사에서 ‘원격 운전 기술 사업화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PV5 기반 원격 운전 서비스의 2026년 내 국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3사 역할 분담…’차량-통신-제어’의 삼각 구조
협약의 핵심은 명확한 역할 분담이다. 기아는 PV5 차량 개발과 원격 운전 연계 기술을 담당하고, KT는 4G·5G 통신 인프라 구축과 네트워크 품질 관리를 맡는다. 에스유엠은 원격 운전 코어 기술 및 제어 시스템 운영을 책임진다.
에스유엠은 자체 데이터 운영 플랫폼 ‘Abyss’를 보유한 업체다. 다중 카메라 영상과 차량 센서 데이터를 자동 수집·정합·라벨링하는 AI 학습 플라이휠 구조를 갖춰, 원격 운전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자율주행 AI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
기아 강주엽 신사업기획실 상무는 “원격 운전에서 자율주행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통해 차량 무인화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차량 PV5…71.2kWh 배터리에 415km 주행거리
이번 서비스의 기반 차량인 PV5는 기아 최초의 PBV(목적기반차) 전용 모델이다. 전장 4,695mm, 휠베이스 2,995mm의 넉넉한 차체에, 51.5kWh와 71.2kWh 두 가지 배터리 옵션을 갖췄다. 롱레인지 사양의 WLTP 복합 주행거리는 약 415km에 달하며, DC 고속 충전 시 10~80% 충전에 약 30분이 소요된다.
PV5가 일반 전기 밴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모듈형 차체 설계다. 화물(Cargo)과 승객(Passenger) 트림을 포함해 내부 레이아웃을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다. 충돌방지 보조, 차선이탈 방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기본 ADAS도 갖췄다. 여기에 원격 운전과 자율주행 기술이 더해지면 무인 라스트마일 배송, 무인 셔틀, 모바일 무인 점포 등 고부가 B2B·공공 서비스로 확장 가능하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규제 리스크와 데이터 전략…2029년 Level 2++ 목표까지
기아는 이미 2025년 11월 PV5를 활용해 국내 최초 일반 도로 원격 운전 실증 시연에 성공했다.
이번 MOU는 그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사업화 단계로 진입하는 공식 출발선이다. 기아는 2027년 차세대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아키텍처를 적용하고, 2029년까지 도심 주행이 가능한 Level 2++ 고도 자율주행 기능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PV5 원격 운전 서비스는 이 로드맵의 데이터 수집·운영 검증 단계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다만 넘어야 할 관문도 적지 않다. 한국 정부는 무인·원격 운전 차량에 대해 15,000km 이상 실도로 테스트를 요구하며,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차량-관제 센터 간 양방향 통화 장치, 비상 정지 기능 등 엄격한 안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