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수입차 시장을 사실상 독식한 테슬라가 또 한 번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환경부 자동차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 시스템(KENCIS)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최근 6인승 롱바디 전기 SUV ‘모델 Y L 프리미엄 AWD’의 개량 신형에 대한 신규 인증을 최종 마무리했다.
배터리는 그대로, 모터와 효율을 다듬다
이번 개량의 핵심은 파워트레인 정밀 튜닝이다. 배터리 팩 용량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전륜 모터 최고출력을 기존 215마력에서 256마력으로 41마력(약 19%) 높였다. 출력만 올리고 효율을 희생한 것이 아니다.
상온 복합 주행거리는 기존과 동일한 560km를 유지했고, 도심 주행거리는 568km에서 577km로 9km 늘었다. 고속도로 주행거리 역시 535km에서 539km로 소폭 개선됐다. ‘배터리 증설 없이 모터와 효율을 정밀 조정해 체감 성능을 끌어올리는’ 테슬라 특유의 미세 조정 전략이 이번에도 적용된 셈이다.
국산 패밀리카 수요를 정면으로 겨냥하다
모델 Y L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압도적인 차체 공간이다. 전장 4,976mm, 휠베이스 3,040mm로 표준형 모델 Y 대비 각각 180mm, 150mm 더 길다. 2+2+2 배열의 6인승 캡틴 시트를 탑재해 3열 레그룸까지 확보했다.
이 구성은 싼타페·쏘렌토·카니발 등 국산 중대형 SUV·RV가 장악해 온 다자녀·레저 패밀리카 수요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실제 한국 시장 반응은 숫자가 말한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모델 Y L은 2026년 6월까지 국내에서 총 6,947대가 등록되며 수입차 트림별 판매 순위 3위를 기록했다. 특히 6월 한 달에만 5,155대가 팔리며 월간 수입차 판매 1위 트림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위는 모델 Y 프리미엄(31,767대), 2위는 BMW 520i(7,491대)로, 상위 1·3위를 테슬라가 점령한 구도다.
하반기 라인업 재편, 엔트리 트림 등장도 예고
환경부 인증이라는 가장 큰 행정 절차가 완료된 만큼,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 공식 가격 발표와 고객 인도가 시작될 전망이다. 주목할 점은 트림 구조의 재편 가능성이다. 기존 ‘모델 Y L’ 단일 명칭이 ‘프리미엄 AWD’로 정립되면서, 그 아래에 후륜구동(RWD) 파워트레인 또는 옵션을 축소한 엔트리 트림이 추가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는 7월 1일 이미 7,299만 원으로 인상된 상황이지만, 엔트리 트림이 현실화될 경우 중산층 패밀리카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 또한 이번에 도입된 개량형 듀얼모터 파워트레인은 향후 모델 3와 표준형 모델 Y AWD 라인업으로도 순차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상반기에 이미 수입차 시장을 흔든 모델 Y L이, 출력과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린 개량 신형으로 하반기 재등판을 앞두고 있다. 국산 패밀리 SUV의 전동화 전환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테슬라의 6인승 전기 SUV 공세는 한국 자동차 시장의 세대 교체를 한층 앞당기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