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호주 전기차 시장 선점한
기아 EV5, 국내 출시는 연말 유력
배터리·디자인 전면 개선

연말 출시가 예상되는 기아의 전기 SUV ‘EV5’가 이미 해외 시장에서 흥행 조짐을 보이며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중국과 호주에서 먼저 판매를 시작한 EV5는 현지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내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국내 버전은 배터리 사양과 실내 디자인이 대폭 개선된 형태로 등장할 예정이다.
기아는 이를 통해 국내 전기차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나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해외서 먼저 달군 EV5의 인기, 국내 기대감 고조
기아는 2023년 중국 청두 모터쇼를 통해 첫선을 보인 순수 전기 SUV EV5를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지난해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 판매를 시작한 EV5는 빠르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기아의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2024년 한 해 동안 4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20만 대 판매를 돌파하며 합작 브랜드 중 1위에 올랐다. 이는 EV5의 출시 효과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호주에서도 EV5는 돌풍을 일으켰다. 현지 전기차 전문 매체 ‘TheDriven’에 따르면 2025년 4월까지 총 1509대가 판매돼 테슬라 모델 Y, 모델 3, MG4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이 팔린 전기차에 기록됐다.
합작사인 Yueda Kia Motors를 통해 중국에서 생산된 모델이 수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성과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 글로벌 EV 생산기지로 전환
EV5의 국내 및 글로벌 시장 출시를 위한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아는 전남 광주에 위치한 오토랜드 광주 공장을 EV5의 생산기지로 지정하고, 프로젝트명 ‘OV1’으로 불리는 글로벌 버전의 양산을 앞두고 있다.
해당 공장은 이미 생산 라인 구축과 시험 생산을 마쳤으며 지난달에는 성공적인 양산을 위한 결의대회도 열었다. 기아 내부에서도 이 모델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국내에 선보일 EV5 글로벌 버전은 기존 중국형 모델과는 여러 면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우선 배터리 사양이 LFP에서 NCM으로 변경되며 이는 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를 가능하게 해준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새로운 센터 콘솔 디자인이 적용되고 기아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NC가 탑재된다.
이 시스템은 12.3인치 클러스터와 12.3인치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를 파노라믹 커브드 형태로 구성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테슬라 잡을까? 가격·사양 경쟁력 확보
EV5는 크기 면에서도 테슬라 모델 Y와 견줄 수 있는 전기 SUV다. 길이 4615mm, 너비 1875mm, 높이 1715mm로 모델 Y와 유사한 체급을 갖췄다.
중국 내 판매가는 14만 9800위안(한화 약 2940만 원)부터 시작해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신형 모델 Y의 중국 시작 가격은 26만 3500위안(약 5180만 원)부터다.
중국에서 출시된 기본형은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CLTC 기준 53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장거리형 모델은 88.1kWh 배터리로 최대 72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한편 캐나다 시장에는 FWD와 AWD 구동 방식으로 각각 60.3kWh 또는 81.4kWh 배터리 옵션이 제공될 예정이다.
최대 주행거리는 약 500km로, 실용성과 성능을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미국 시장 출시는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EV 대중화 선도할 ‘기대주’
기아는 지난 4월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EV3, EV4, EV5, EV2를 포함한 대중형 전기차 라인업으로 전기차 시장의 캐즘을 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올해는 EV4와 EV5의 국내 출시를 통해 라인업을 강화하고 타스만, PV5를 포함한 신차 전략으로 픽업 및 상용차 시장까지도 공략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55만 대 판매와 34% 점유율을 목표로 삼았다.

이미 해외 시장에서 검증된 EV5는 연말 국내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흥행몰이에 나설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 배터리 기술, 디자인 개선 등 여러 면에서 강점을 갖춘 이 모델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전기 SUV 선택지의 하나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기아가 EV5를 통해 전기차 대중화의 새로운 분기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