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오프로더의 새 시대
지프 ‘레콘’이 온다

지프가 또 한 번 혁신을 선언했다.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국내 출시를 예고한 전기 오프로더 ‘레콘(Recon)’이 그 주인공이다.
단순히 전기 SUV가 아니다. 지프 특유의 오프로드 감성과 전동화 기술을 결합한 이 모델은 탈착 가능한 도어와 창문, 그리고 오픈 에어링을 위한 파워톱까지 갖췄다.
여기에 지프 특유의 강인한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최신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했다.
지프의 전기차 전략, 레콘과 왜고니어 S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지난 11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 국내에 두 개의 지프 전기차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대형 SUV인 왜고니어 S와 오프로드 특화 모델인 레콘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레콘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전기 오프로더로, 전통적인 내연기관 오프로더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전망이다. 랭글러의 DNA를 계승하면서도 순수 전기차로 구동된다는 점에서 기존 오프로더들과 차별화된다.

레콘은 지프의 대표적인 4×4 시스템을 계승하며, 지프 셀렉-터레인과 e-락커 액슬 등의 오프로드 특화 사양을 탑재한다.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거친 지형에서도 뛰어난 주행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 600마력을 발휘하는 듀얼 모터와 100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으로 482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프로더를 위한 설계, 그러나 남은 과제
레콘은 디자인에서도 지프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했다.
전면부에는 세븐 슬롯 그릴과 LED 조명이 적용됐고 후면에는 사각형 테일램프와 스페어타이어를 장착해 클래식한 오프로더의 감성을 살렸다.
실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존 콘셉트 모델에서 보였던 탈착식 도어 및 창문, 오픈 에어링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레콘의 등장은 기대와 함께 우려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첫 번째 쟁점은 새로운 플랫폼이다.
랭글러가 보디 온 프레임 구조를 채택한 것과 달리, 레콘은 스텔란티스의 STLA 라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모노코크 차체를 사용한다.
전통적인 오프로더 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구조로 진정한 오프로드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두 번째는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는 배터리 안전성이다. 오프로드 주행 중 차체 하단의 배터리가 돌이나 장애물에 의해 손상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화재 위험이 논란이다.
지프 측은 언더바디 보강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배터리가 돌에 찍히면 어쩔 건가?”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기 오프로더, 성공할 수 있을까?
레콘의 국내 출시는 2026년으로 예정돼 있으며, 올해 중으로 공식적인 공개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올해 말부터 판매가 시작되며 예상 시작 가격은 약 6만 달러(한화 약 8640만 원)다. 이는 랭글러 4도어 모델보다 약 50%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주목된다.

지프는 이번 레콘을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도 정통 오프로더의 입지를 유지할 계획이다. 하지만 플랫폼 변화와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어떻게 해결될지는 여전히 남은 과제다.
과연 레콘은 전기 오프로더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까? 지프의 파격적인 진화가 오프로더들의 기대를 충족시킬지, 아니면 전기차의 한계를 드러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