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용 전략 모델 ‘일렉시오’ 공개
700km 주행 거리·자율주행 시스템 탑재
토요타·테슬라 겨냥한 전기차 정면 승부

현대차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선보이는 첫 전략 전기차 ‘일렉시오’의 주요 제원이 공개됐다.
중국 당국이 6월 22일과 23일 양일에 걸쳐 차량 인증 정보를 공개하면서,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세부 사양이 드러났다.
일렉시오는 북경현대가 개발한 중국 전용 모델로, 오는 3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이 차종을 통해 중국 내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BYD 배터리·800V 고속 충전.. 전면에 내세운 기술력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가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렉시오는 중국 배터리 기업 BYD의 자회사 ‘핀드림스’에서 공급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다.
현대차는 이 배터리에 800V 충전 시스템을 결합, 배터리 잔량 30%에서 80%까지 충전 시간을 27분으로 단축시켰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설계된 일렉시오는 중국 CLTC 기준으로 1회 완전 충전 시 최대 700㎞를 주행할 수 있다.
구동 방식은 전륜구동과 사륜구동 두 가지로 나뉜다. 사륜구동 모델은 후륜에 추가 모터를 탑재한 듀얼 모터 시스템으로 총 출력은 최대 233kW에 달한다. 전륜 단일 모터 모델은 최대 160kW 출력을 제공한다.
특히 주목받는 점은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일렉시오는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 기업 하오모와 협력해 공동 개발한 시스템을 장착했다. 이는 현대차그룹 차량 가운데 최초로 외국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사례다.
테슬라보다 작고, bZ5보다 길다
이번에 함께 공개된 차량 외관 제원에 따르면, 일렉시오의 전장은 4615mm, 전폭은 1875mm, 전고는 1673mm로 확인된다.
이는 테슬라 모델 Y와 비교해 전장과 전폭이 약간 작고, 전고는 비슷한 수준이다. 파워트레인 옵션으로는 앞서 언급한 전륜 및 사륜 구동 버전이 제공되며 각각 싱글 및 듀얼 모터로 구성된다.

일렉시오는 충전 인프라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북경현대는 일렉시오가 중국 충전 인증기관인 CCTA로부터 충전 적합성 검증을 통과했다고 밝히며 중국 전역의 500곳 이상에서 완속 및 급속 충전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가격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MIIT 발표에 따르면 약 14만 위안, 한화로 약 2660만 원 선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이는 앞서 이달 초 출시된 토요타의 전기차 bZ5의 시작가인 12만9800위안(약 2470만 원)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다만 bZ5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550km로, 일렉시오보다 짧다.

중국은 ‘필수 지역’.. 현대차, 구조조정 이후 전기차 재도약 선언
현대차는 일렉시오를 신차 이상의 의미로 보고 있다. 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글로벌 데뷔 행사에서 현대차는 중국을 ‘글로벌 전략의 핵심 지역’으로 규정하고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로’라는 슬로건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전기차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북경현대는 일렉시오를 포함한 전기차 전략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북경현대는 42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이는 전년 동기 1460억 원 대비 1000억 원 이상 개선된 수치다. 현지 언론과 업계는 2분기 내 흑자 전환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북경현대는 1조 5000억 원 규모의 구조조정 투자를 단행하고 충칭 공장 매각 및 수출 확대 등을 추진해왔다. 실제로 1분기 수출 물량은 1만 4999대로, 전년 동기 608대보다 크게 증가했다.
현대차는 일렉시오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 6종의 신에너지차를 중국 시장에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전기차가 그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제원 공개는 단순한 신차 정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