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급 감성”… 갑자기 등장한 현대차 소형차에 ‘깜짝’

현대차,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 공개
‘서울 모빌리티쇼’에 정식 전시

이게 정말 소형차가 맞을까. 대형 윙 스포일러, 21인치 휠, 그리고 레이싱카처럼 울리는 엔진 사운드까지.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INSTEROID)’는 소형 전기차의 상식을 뒤집었다.

슈퍼카 감성, 소형 SUV를 덮다

현대차는 지난 31일 서울 성수동 피치스 도원에서 수출형 캐스퍼 EV인 ‘인스터(INSTER)’를 기반으로 한 디자인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를 공개했다.

인스터로이드는 인스터 특유의 경쾌하고 유니크한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슈퍼카급 감성을 입혔다.

이 차량의 이름은 ‘인스터(INSTER)’와 ‘강화하다’는 의미의 ‘스테로이드(STEROID)’를 결합한 것으로, 기존 소형 전기 SUV의 틀을 깨는 과감한 디자인 실험이 핵심이다.

현대차는 “‘만약에?’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라며 이 차량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의 한계를 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은 공격적이다. 보디는 기존보다 훨씬 넓고 확장됐고 21인치 대형 휠, 공기저항을 고려한 초대형 윙 스포일러, 휠 아치 공기 플랩이 적용됐다. 실내는 몰입형 사운드스케이프와 독창적인 콕핏으로 미래지향적 디지털 경험을 제공한다.

게임에서 현실로, 현실에서 게임으로

인스터로이드는 전시용 콘셉트카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는 인스터로이드에 다양한 감성적 요소를 담았다.

차량 곳곳에는 ‘부스트’라는 캐릭터가 배치됐으며 이 부스트는 총 23개가 차량 내부와 외부에 숨겨져 있다.

특히, 차량이 정차하거나 주행할 때, 또는 드리프트 상황에서 각각 다른 ‘유니크 사운드’가 재생되며 운전자와 차량 사이의 감정적 소통을 유도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인스터로이드는 넥슨의 모바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 등장한다. 게임에서는 성능이 최고 수준인 한정판 카트로 등장해 젊은 세대와의 감성적 연결을 꾀했다.

실제 전시 행사장 한편에는 이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시도했다.

지속가능한 비전까지 담은 디자인 실험

인스터로이드는 감성과 재미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소재 측면에서도 현대차는 친환경적 접근을 강조했다.

차량 내부에는 재활용 실로 만든 3D 니트 원단이 사용됐으며 경량화와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격자 구조의 래티스 디자인이 도입됐다.

디자인 실무자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차가 어떤 방식으로 상상력과 기술, 감성을 융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인스터로이드는 오는 3일부터 시작되는 ‘서울 모빌리티쇼’에 정식 전시되며 이후 주요 시장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경계를 허무는 비밀병기, 인스터로이드

상상력에서 출발한 인스터로이드는 소형 전기차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대차의 ‘비밀병기’다.

외관에서부터 주행 감성, 그리고 게임으로의 확장까지, 인스터로이드는 미래의 자동차가 감성과 기술, 게임과 현실 사이에서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묻고 있다.

현대디자인센터 사이먼 로스비 전무는 “인스터로이드는 순수한 즐거움을 표현한 콘셉트카”라며 “이 차가 더 자유롭게 꿈꾸고 상상할 수 있는 세상을 여는 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이 실험이 단지 화려한 쇼카에 머무를지, 아니면 향후 양산차 디자인과 기술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소형 전기차의 정의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