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GM 노사가 두 차례 부분파업 끝에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7월 22일 열린 제17차 교섭에서 기본급 인상, 성과급 지급, 후속 차종 배정 계획을 묶은 ‘패키지 딜’에 합의하며 파업 국면을 일단 마무리했다.
최종 타결 여부는 오는 27일 후반조, 28일 전반조·고정주간조를 대상으로 한 조합원 찬반투표로 결정된다.
노조 요구 대비 절충… 숫자보다 ‘신차 배정’이 핵심
잠정합의안의 임금 조건은 월 기본급 9만2000원 인상, 성과급 1500만원 지급이다. 지급 총액은 타결 일시금과 2025년 경영성과급을 합산한 금액이다.
노조는 애초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성과급 3000만원을 요구했고, 사측은 기본급 8만1000원 인상과 성과급 1150만원을 제시하며 맞섰다. 최종 합의안은 양측 요구 사이에서 절충된 수준이다. 기본급은 노조 요구의 약 61%, 성과급은 노조 요구의 절반 선에서 타협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숫자보다 ‘후속 차종 배정’을 이번 합의의 실질적 성과로 평가한다. 노사는 2027년 3분기 안에 후속 차종을 최종 확정하기로 뜻을 모았다. 현재 부평·창원공장에서 생산 중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후속 모델 물량을 국내 공장에 배정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2025년 합의에서 한 발 더… 장기 생존 시나리오 구체화
한국GM은 2025년 임금교섭에서 현행 차종 생산 프로그램을 2028년 이후에도 지속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시 합의는 공장 축소와 라인 중단을 막는 ‘방어적 성격’에 가까웠다.
이번 2026년 잠정합의는 한 단계 나아간다. 현행 차종 연장에 머물지 않고, 그 이후를 이을 후속 모델 배정까지 협상 의제로 끌어올렸다. 트레일블레이저·트랙스 크로스오버 이후에도 국내 생산 라인을 가동할 근거를 만든 셈이다.
2027년 3분기라는 확정 시한도 주목된다. 2028년 이후 생산 프로그램 전환과 설비 재배치에 필요한 투자 결정 시간을 역산하면, 비교적 빠른 결정 타임라인이다.
노사 모두 ‘고용·투자’ 강조… 향후 논의는 계속
한국GM지부 관계자는 “2026년 투쟁은 돈 몇 푼 더 받자는 투쟁이 아니라 한국GM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 투쟁이었다”고 밝혔다. 임금·성과급보다 미래차 배정과 고용 안정을 우선순위로 둔 협상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사측도 같은 방향에서 의미를 부여했다. GM 해외사업부문 생산 총괄 아시프 카트리 부사장은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사가 함께 책임 있는 노력을 이어감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조는 이번 합의가 모든 과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미래차 배정과 안정적 일자리 확보를 위한 논의는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전기차·신규 플랫폼 배정 등 추가 요구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원 찬반투표가 통과되면 한국GM은 2026년 임단협을 최종 마무리하고 생산 정상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