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가 미국을 접수했다”…현대차·기아, GM·포드 제치고 ‘북미 돌풍’

중국 제외 전기차 시장 1분기 162만대
테슬라 주춤, 폭스바겐 약진
현대차는 북미에서 GM 추월
1분기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ID.5/출처-폭스바겐

2025년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 구도가 뚜렷하게 바뀌고 있다. 전통 강자 테슬라의 판매가 주춤한 가운데, 폭스바겐이 글로벌 시장에서 1위에 올라섰고, 현대차그룹은 북미 시장에서 GM과 포드를 제치며 두각을 나타냈다.

각국의 정책 변화와 소비자 수요 다변화에 따라 완성차 업계는 전략 재정비에 나서고 있으며, 전기차 시장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폭스바겐의 깜짝 약진…테슬라 추월

2025년 1분기(1~3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큰 반전은 폭스바겐 그룹의 급부상이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5월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등록 대수는 총 162만 40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한 수치다.

1분기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판매 순위
Q4 e-트론/출처-아우디

이 가운데 폭스바겐 그룹은 전년보다 72.8%나 증가한 27만 6000대를 인도하며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ID.3, ID.4, ID.7, 아우디 Q4 e-트론, 스코다 ENYAQ 등 MEB 플랫폼 기반의 차량들이 이끄는 상승세였다. 전년까지 테슬라가 사실상 독주하던 시장 판도가 뒤집힌 것이다.

반면 테슬라는 같은 기간 20만 2000대를 인도하는 데 그쳤다. 전년 대비 20.6% 감소한 수치다. 유럽에서는 무려 34.2% 감소했고 북미에서도 8.1% 줄며 동반 부진을 겪었다.

업계는 유럽에서 ‘모델 Y’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주니퍼’ 생산 중단과 재고 부족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테슬라가 보급형 신차 출시 일정을 최소 3개월 이상 연기하면서, 신차 공백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북미 시장에서 GM·포드 추월

3위를 기록한 현대자동차그룹도 주목할 만하다. 같은 기간 약 13만 7000대를 인도해 전년 동기 대비 11.7% 성장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의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함께 EV3·EV9 신차 효과가 뚜렷했다.

1분기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판매 순위
아이오닉 5/출처-현대차

특히 북미 시장에서 스텔란티스, 포드, GM 등을 제치고 전기차 인도량 상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기아는 이와 함께 EV4(최대 533㎞ 주행거리), EV2 등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며 전기차 대중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아 EV3,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등 소형 전기차 출시가 이어지며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제조사 부담을 고려해 CO₂ 배출 규제 적용 시점을 2027년으로 유예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전략에도 여유가 생겼다.

비중국 지역 시장 성장…정책 변화가 변수

지역별로 보면, 유럽은 전년 동기 대비 22.8% 늘어난 89만 8000대를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르노 R5, 스텔란티스 e-C3, 기아 EV3 등 다양한 신차가 활기를 더했다. 폭스바겐과 BYD도 유럽 공장 설립을 추진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BYD는 헝가리 세게드에 연간 20만대 생산 규모의 유럽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1분기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R5/출처-르노

북미 시장은 6.6% 성장해 41만 5000대를 기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GM, 포드, 현대차그룹 등은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섰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전기차 의무 판매 폐지, 보조금 축소, 배터리 원자재 관세 부과 등의 정책 리스크가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도 30.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본은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을 고수하면서도 토요타·렉서스의 신형 전기차가 등장했고, 인도는 정부 주도의 보급 확대와 인프라 확충을 통해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의 ‘세력 재편’ 본격화

2025년 1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폭스바겐의 약진과 테슬라의 일시적 부진, 현대차그룹의 북미 돌풍이라는 주요 사건을 통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비중국 시장 중심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각국의 정책 변화와 수요 구조 차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1분기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판매 순위
EV3/출처-기아

SNE리서치는 “완성차 기업들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균형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지역별로 전략을 세분화하며 입지 재정비에 나서는 것이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전기차 판도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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