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취향 변화… 수입차 시장,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 중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아닌 모델은 이제 ‘팔리지 않는 차’가 되고 있다. 4월 한 달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된 차량의 80% 이상이 친환경차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차종이 확연히 바뀌고 있으며 제조사들도 이에 발맞춰 제품군을 재편하고 있다. 4월 수입차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단순히 판매량만의 변화가 아닌 소비 성향의 흐름이 선명히 드러난다.
친환경차가 주도한 4월 수입차 시장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총 2만 1495대로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했다.
감소 폭은 미미했지만, 차량의 구성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판매된 수입차 5대 중 4대는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로, 친환경차 비중이 무려 81%에 달했다.

연료별로 보면 하이브리드 차량(마일드 하이브리드 포함)은 1만 3691대(63.7%)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전기차는 3712대(17.3%)가 판매됐다.
반면 가솔린차는 3680대(17.1%), 디젤차는 412대(1.9%)에 그쳤다. 디젤차는 사실상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모습이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BMW가 6710대로 1위를 차지했으며 유일하게 월간 판매 6000대를 넘긴 브랜드였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4908대), 테슬라(1447대), 렉서스(1353대), 포르쉐(1077대), 볼보(1068대), 토요타(880대) 등이 뒤를 이었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BMW 520’
4월의 베스트셀링 모델은 BMW 520(1168대)이 차지했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E200(1051대), E300 4MATIC(810대)가 뒤를 이었다.
모두 연비 효율이 뛰어나고 전동화 기술을 도입한 모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테슬라의 모델 Y(804대), 모델 3(638대)도 꾸준히 판매되며 전기차 수요를 증명했다. 주목할 점은 BYD의 아토3가 543대로 순위 7위에 오르며 ‘톱10’에 진입했다는 사실이다.

국가별로 보면 유럽 브랜드가 전체의 75.2%를 차지했다. 일본(11.1%)과 미국(11.1%), 중국(2.5%)이 뒤를 이었다.
특히 유럽차 브랜드들이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BMW와 벤츠, 볼보는 모두 유럽 브랜드로, 이들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제품군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수치 너머의 변화, 그리고 다음 흐름
한편, 4월 판매량은 3월의 2만 5229대와 비교해 14.8% 감소했다. 이는 단기적인 물량 부족과 일부 브랜드의 가격 인상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정윤영 KAIDA 부회장은 “일부 브랜드의 가격 인상과 공급 차질 등으로 판매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신규 등록 대수는 총 8만 2152대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해 장기적인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다.

4월 수입차 시장의 흐름은 소비자 인식의 전환을 보여준다. 이제 ‘잘 팔리는 차’는 곧 ‘친환경차’가 됐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수입차 시장뿐 아니라 전체 자동차 산업의 변화 방향성을 압축해 보여준다. 제조사들은 트렌드로 받아들이지 말고, 본격적인 체질 개선과 기술 투자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