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가 부른 ‘전세 실종’…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4개월 만에 ‘29% 급감’

댓글 0

서울 송파 전세 하락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아파트 단지 / 뉴스1

정부의 고강도 다주택자 규제 여파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4개월 만에 약 30% 급감했다. 전세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전셋값도 6년 5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임대차 시장 불안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앱에 따르면 5월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638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1일의 2만 3060건과 비교하면 4개월 사이 29% 감소한 수준이다.

신규 입주 물량 부족까지 겹치면서 전세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갭투자 차단에 양도세 유예 종료…전세 매물 ‘이중 충격’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에 실거주 의무를 부과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사실상 차단되자 임대 매물 공급의 핵심 축이었던 다주택자 물건이 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여기에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하면서 서울 전세 매물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실수요 중심 시장 재편이라는 정책 목표가 임대차 공급 축소라는 부작용을 낳은 셈이다.

현장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3830가구 규모의 서울 강북구 ‘SK북한산시티’의 전세 매물은 단 2건에 그치고, 노원구 ‘상계주공10단지’ 역시 전세 거래 가능한 물건이 손에 꼽는 수준이다.

규제 충돌로 멈춘 다주택자 매물
규제 충돌로 멈춘 다주택자 매물 / 뉴스1

전셋값, 2011년 이후 최고…상승 폭도 확대

공급 부족은 곧바로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들어 2.61% 상승했으며, 지난주 기준 주간 상승률은 0.23%로 약 6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4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에서도 서울 평균 전세가격은 6억 8147만 원으로, 2011년 6월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세가격 상승 폭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년보다 입주 물량이 줄며 전세 매물 감소에 따른 전월세 가격 상승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세제 개편 예고에도 “전세난 단기 해소 어렵다”

전세 급감이 만든 서울 임대 충격
전세 급감이 만든 서울 임대 충격 / 연합뉴스

정부는 오는 7월 추가 세제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손질과 보유세 인상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한 임대사업자 양도세 감면도 논의 대상에 올라 있다.

그러나 신규 입주 물량도 급격히 줄어 정책 효과를 상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 6913가구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실거주를 요구하는 정책이 오히려 임대차 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매물 감소를 상쇄할 만한 서울 신규 입주 물량도 부족해 전세난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0
공유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