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대 그룹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 규모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재명 정부가 이를 ‘불로소득’으로 규정하고 과세 강화를 검토하면서, 기업 자산 전략의 최대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50대 그룹 계열사 374곳 중 2년 연속 비업무용 부동산(투자부동산) 공시가 가능한 181곳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총액은 106조 2,839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가액은 취득 당시 장부금액이 아닌 현재 시장 가치를 반영한 공정가치를 기준으로 산출했다.
삼성·롯데·한화 ‘빅3’가 전체 3분의 1 차지
그룹별 보유 규모 1위는 삼성(12조 7,690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8.2% 감소했지만 여전히 최대 규모를 유지했고, 계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11조 7,863억원으로 그룹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롯데그룹은 11조 5,1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 늘었다. 롯데쇼핑(6조 8,284억원)과 호텔롯데(2조 7,902억원)가 그룹 전체의 80% 이상을 점유했다. 한화(8조 8,244억원, +16.5%)와 KT(8조 3,334억원, +12.5%)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우키움 71.9% 급증…HDC·KT&G는 자산 10% 이상 비업무용
증가 폭이 가장 큰 그룹은 다우키움이었다. 보유액이 4조 3,683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 8,264억원(71.9%) 급증했다. GS그룹도 4조 7,593억원으로 19.9% 늘며 공격적인 확대 기조를 보였다. 반면 미래에셋은 5조 7,684억원으로 21.1% 감소했다.
자산 대비 비업무용 부동산 비중이 10%를 초과한 그룹은 HDC(15.3%), KT&G(11.1%), KT(10.5%), 현대백화점(10.0%) 등 4곳이다. 50대 그룹 전체 평균인 2.3%를 4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취득가 대비 857% 급등…’불로소득’ 과세 강화 기폭제 되나
계열사 단위에서는 자산 가치 급등이 두드러진다. 취득가 대비 공정가치가 200% 이상인 계열사는 46곳, 300% 이상은 17곳에 달했다. HDC영창(현 IPARK영창)은 857.3% 상승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KT알파(654%), 롯데정밀화학(617%)이 뒤를 이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비업무용 부동산은 ‘알짜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공정가치 대비 임대수익률이 5% 이상인 그룹은 12곳이며, CJ(9.6%)와 미래에셋(8.0%)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리더스인덱스는 “비업무용 부동산이 사실상 본업 외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투기 억제와 토지 이용 효율화를 위해 취득·보유·양도 단계에서 높은 세율이 적용됐지만, 외환위기 이후 규제가 완화되며 세 부담이 크게 줄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비업무용 부동산을 ‘불로소득’으로 보고 과세 강화를 검토하면서 기업 자산 전략의 중대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