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뚫었던 환율, 이제 어디로…해외 IB들 ‘연말 1400원대 중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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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미·이란 평화회담 성사 전망에…한달여 만에 1,460원대 | 연합뉴스
환율, 미·이란 평화회담 성사 전망에…한달여 만에 1,460원대 /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달러·원 환율이 17년 만에 15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한때 1530원을 넘어서자,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연말 환율 전망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1300원 후반~1400원 초반을 예상했던 시각이, 이제는 1400원 중반대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19일 종가 기준 1501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1500원선을 넘었다. 이달 8일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개시 소식에 하루 만에 33.6원 급락해 1470.6원에 마감했고, 현재는 1460~1480원대에서 등락 중이다.

22일 개장가는 전 거래일 주간 종가(1468.5원) 대비 11원 오른 1479.5원으로 출발했다. 이는 협상 타결 기대와 잔존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해외 IB, 연말 전망치 최대 100원 올렸다

주요 IB들의 연말 환율 전망 수정 폭은 상당하다. 유나이티드오버시즈뱅크(UOB)는 2월 대비 100원 오른 1490원을,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은 85원 상향한 1470원을 각각 연말 전망치로 제시했다. ING와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 캐피털은 모두 1425원을 내놓았고, MUFG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도 1412.5원에서 1425원으로 올라섰다.

코스피 하락 마감…코스닥·원달러환율은 상승 - 뉴스1
코스피 하락 마감…코스닥·원달러환율은 상승 / 뉴스1

KDI가 추정한 3월 기준 균형환율은 1435원으로, 현재 거래 수준은 균형환율을 40~45원가량 웃도는 오버슈팅 상태다. 시장에서는 전쟁 충격이 환율 수준 자체를 한 단계 올려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화 강세 요인 셋…WGBI·연금·금리

해외 IB들은 환율 하락 배경으로 지정학적 긴장 완화 외에 구조적 요인 세 가지를 공통적으로 지목한다. 첫째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다. ING는 “국고채 투자와 국내 주식의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둘째는 국민연금의 환 헤지 확대 기조다. MUFG는 “국민연금이 외환 헤지 비율 15% 상한을 폐지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며 “이 같은 변화가 원화 가치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셋째는 한국은행의 하반기 금리 인상 기대다. ING는 “견조한 성장과 물가 압력을 고려할 때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한·미 금리 격차 축소가 원화 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 “급락보다 완만한 하락…상반기 1450원 하회 쉽지 않아”

국내 전문가들은 원화 지지 요인이 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말 환율을 1440원으로 예상하면서 “중동 정세가 깔끔하게 해소되기 어렵고, 불안 요인이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 흐름은 원화에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환율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협상 장기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상반기 중 1450원 하회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외국인 자금 유입과 수급 여건 개선이 반영되면서 1400원 초반까지 점진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WGBI 편입 등 구조적 요인이 하반기부터 서서히 반영되겠지만, 전쟁 양상에 따라 단기 변동성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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