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빠진 경매 시장… ‘실수요’ 뭉쳐 15억 이하 아파트로 수요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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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억 초과 아파트 경매 응찰자 급감…중저가 실수요로 재편 - 뉴스1
25억 초과 아파트 경매 응찰자 급감…중저가 실수요로 재편 / 뉴스1

아파트 경매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한때 수십 명이 응찰하며 감정가를 훌쩍 웃돌던 고가 아파트 경매가 급속도로 식는 반면, 자금 부담이 낮은 중저가 물건에는 실수요자가 몰리는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경·공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감정가 25억 원 초과 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92.2%로 집계됐다. 올해 1월 125.6%에서 2월 111.1%로 하락한 데 이어, 3월에는 전월 대비 18.9%포인트(p) 급락한 수치다. 3개월 만에 33.4%p가 빠졌다.

경쟁 열기도 눈에 띄게 꺾였다. 같은 가격대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는 지난해 10월 12.33명에서 지난달 7.4명으로 줄었다.

대출·세금 이중 압박에 투기 수요 급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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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은행 대출 창구 / 뉴스1

경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아, 갭투자를 노린 투자 수요가 대거 유입되는 ‘틈새 시장’으로 기능해 왔다. 지난해 하반기 일부 경매에서 수십 명이 응찰하며 과열 양상을 보인 것도 이 같은 구조적 이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고강도 대출 규제가 본격화된 데 이어, 지난 2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발표 이후 강남 3구 등 고가 아파트 가격이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 수요는 빠르게 위축됐다. 보유세 증가 우려도 고가 경매 수요 감소를 부추긴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부담 확대 우려로 고가 아파트 경매 수요는 확연히 줄었다”며 “강남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경매를 선택할 유인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중저가엔 수십 명 집결…시세보다 싼 물건이 관건

반면 중저가 아파트 경매는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응찰자 수 상위 3개 물건은 모두 15억 원 이하였다. 성동구 ‘중앙하이츠’ 전용 72㎡에는 34명이 몰렸고, 낙찰가는 7억 8,300만 원으로 최근 실거래가(8억 2,800만 원)보다 낮아 실수요자의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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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 뉴스1

지방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7일 경북 구미 ‘도량롯데캐슬골드파크’ 전용 65㎡ 경매에는 44명이 참여해 낙찰가율 119%를 기록했다. 낙찰가는 3억 810만 원으로, 1억~5억 원대 저가 물건에 실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이 지방에서도 확인됐다.

“낙찰가가 호가 웃도는 흐름, 점차 완화될 것”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를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재편으로 본다.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라는 이중 압박이 경매 시장에서도 투기 수요를 걸러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 강화로 경매 시장도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지난해처럼 낙찰가가 호가를 웃도는 흐름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전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실수요 쏠림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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