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숨통’ 트였다…묶였던 원유 1400만 배럴, 5월 국내 유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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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에 유조선 7척…정부 "통항 가능 여부 확인 중"
호르무즈에 유조선 7척…정부 “통항 가능 여부 확인 중” / 연합뉴스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에너지 동맥’ 호르무즈 해협이 미-이란 휴전 합의를 계기로 다시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해협 인근에 묶여 있던 국내 정유사 유조선 7척, 약 1400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 5월 중 국내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앞서 확보한 5월 대체 도입 물량 약 6000만 배럴에 이번 대기 물량까지 합산하면 5월 확보량은 약 7400만 배럴로 늘어난다. 이는 예년 대비 약 85% 수준이다.

한국이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약속한 2246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 방출 시한이 오는 6월 9일인 점을 고려하면, 5월 내 방출이 이뤄질 경우 수급 상황은 한층 안정될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 고점 대비 19% 하락…단기 안정세

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는 즉각 반응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배럴당 91.64달러로 전쟁 고점 대비 약 19% 하락했으며, 브렌트유 선물도 109.27달러에서 94.76달러로 100달러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호르무즈 개방에 숨통 트인 韓경제…전문가 "관건은 '종전 선언' 여부"
호르무즈 개방에 숨통 트인 韓경제…전문가 “관건은 ‘종전 선언’ 여부” / 뉴스1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5월 수급 상황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체 물량 확보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결렬 시 봉쇄 리스크 재부각”…불확실성은 상수

전문가들은 단기 수급 개선과 별개로 중장기 불확실성을 경계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이번 휴전 조치는 정치적 합의에 따른 일시적 조치인 만큼, 협상 결렬 시 봉쇄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IEA 파티흐 비롤 사무총장도 “중동 9개국에서 최소 40개의 에너지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정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가격 안정까지 6개월 이상이 소요됐다”며 “중동 원유 비중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더 긴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수입선 다변화, ‘비용’이라는 또 다른 과제

호르무즈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호르무즈 경유 시 국내 도달에 약 21~22일이 걸리는 반면, 미국산 원유는 약 50일이 소요된다. 국내 정유 설비 대부분이 두바이산 중질유에 최적화돼 있어, 미국산 경질유 활용 시 추가 설비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홍 연구위원은 “이 같은 비용은 결국 원유 도입 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회에서 “경질유를 처리할 수 있는 설비 전환을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며 정부 차원의 대응 의지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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