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3월 전 세계 시장에서 35만8,759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36만7,336대)보다 2.3% 줄어든 수치로, 1분기 누적 판매량도 97만5,213대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숫자만 보면 부진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같은 기간 친환경차 판매는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영업이익에서 처음으로 폭스바겐그룹을 추월했다. 판매량보다 수익성에서 이미 ‘질적 성장’을 증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RV가 세단 넘었다…팰리세이드·코나 선전
3월 국내 차종별 판매를 보면, RV 세그먼트가 2만1,320대로 세단(1만9,701대)을 앞섰다. 코나가 4,104대, 투싼이 3,915대, 싼타페가 3,621대로 RV 라인업 전반이 고른 수요를 보였고, 팰리세이드는 2,134대를 기록했다.
세단 진영에서는 그랜저가 7,574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쏘나타(5,786대)와 아반떼(5,479대)가 뒤를 이었다. 상용 부문에서는 포터가 5,955대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유지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4,001대), GV70(2,981대), GV80(2,538대) 등 총 1만446대가 판매됐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올해 북미 올해의 차(NACTOY)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하며 현대차 라인업의 글로벌 상품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하이브리드가 이끈 친환경차 신기록
1분기 국내 친환경차 판매는 6만214대로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기차 1만9,040대, 하이브리드 3만9,597대가 각각 1분기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전기차의 약 2배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정체되는 이른바 ‘캐즘(Chasm)’ 현상 속에서,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로 선제 대응에 나선 결과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전 인프라 부담 없이 연비 효율을 누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의 실용성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정학 리스크 속 수익성으로 승부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미중 갈등 심화, 글로벌 관세 정책 변화 등이 수출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은 수치로 확인된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0조5,460억원으로 폭스바겐그룹(약 15조3,000억원)을 처음 추월했고, 토요타에 이은 세계 2위에 올랐다. 판매 대수는 약 727만대로 글로벌 3위이지만, 이익률에서는 이미 세계 톱 클래스를 입증한 셈이다.
현대차는 2분기 이후 신차 출시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와 현지 수요·정책에 맞춘 생산·판매 체계 강화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판매량 감소라는 표면적 수치 이면에, 친환경차 최대 실적과 수익성 강화라는 구조적 체력이 쌓이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의 전략적 방향성은 뚜렷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