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가 낸 세금으로 서민들 숨통 트이나… 국회 초속 통과 노리는 정부의 역대급 처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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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빚 없는 25조원 추경 편성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출처-뉴스1

국가 재정이 단 한 푼의 빚도 지지 않고 25조 원을 풀 수 있다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정부가 중동발 고유가·고환율·고물가, 이른바 ‘3고(高) 위기’에 맞서 2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이달 중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기획예산처는 적자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만으로 재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추경이 통과되면 올해 본예산 규모는 당초 728조 원에서 753조 원으로 확대된다.

당정은 내달 10일을 목표로 국회의 초속 통과를 추진 중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추경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만든 ‘세금 폭탄’…초과세수 어디서 왔나

이번 추경의 핵심 원동력은 예상을 뛰어넘는 세수 호조다. 글로벌 AI 수요 확대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리면서, 법인세 초과수입만 약 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강훈식 "에너지 위기 추경, 확정 날부터 즉시 집행되도록 준비" | 연합뉴스
강훈식 “에너지 위기 추경, 확정 날부터 즉시 집행되도록 준비” / 연합뉴스

여기에 연초 증시 활황과 증권거래세율 상향 조정이 맞물리며 증권거래세가 약 5조 원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성과급 증가로 근로소득세도 4~5조 원 가량 초과 수입이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초과 세수가 없었다면 빚을 내서라도 해야 할 위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로서는 국채 발행 없이 대규모 재정을 투입할 수 있는 이례적인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지원 3대 축…민생지원금·공급망 안정·청년 일자리

마련된 재원은 △고유가 대응 △취약계층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등 세 분야에 집중 투입된다. 소득 하위 50%를 대상으로 1인당 약 15만 원의 민생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해 에너지 비용뿐 아니라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전반의 내수 진작 효과도 함께 겨냥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중동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이 심한 지방에 더 대대적이고 획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지역별 차등 지원 방침을 밝혔다.

빚 없는 25조 '전쟁 추경' 이달 발표…유가·공급망·취약층 지원 담긴다 - 뉴스1
빚 없는 25조 ‘전쟁 추경’ 이달 발표…유가·공급망·취약층 지원 담긴다 / 뉴스1

산업·공급망 측면에서는 나프타 등 원자재 대체 물량 도입 지원, 수출물량의 내수 전환 지원, 물류비 급등으로 타격을 입은 수출 기업을 위한 바우처·무역보험 특별 지원 확대 등이 담긴다.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판매가 통제를 받는 정유사에 대한 손실 보전 예산도 반영되는데,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적정 수익 보장이 아닌 실제 원가 손실에 대한 부분만 보전하는 방식”이라고 선을 그었다.

40만 명을 웃도는 구직 단념 청년 문제를 겨냥한 맞춤형 일자리 지원책도 핵심 축이다. 전반적인 고용 지표 개선세와 달리 청년층의 고용 사정만 유독 악화하고 있다는 점에 정부가 주목하고 있다.

‘전쟁 추경’ 프레임 효과 있나…성장률 보전엔 한계 지적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추경의 효과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은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성장률이 0.3~0.5%포인트 하락할 수 있는 반면, 25조 원 추경으로는 약 0.25%포인트의 성장률 제고 효과만 기대할 수 있어 “재정 지출만으로는 하락분을 모두 보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규모의 적정성을 두고도 논란이 있다. 일각에서는 잠재성장률 1%대 국가의 재정이 한 해 10% 이상 확대되는 것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전쟁 추경’ 프레임이 합리적 토론까지 배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당정은 야권의 ‘지방선거용 현금 살포’ 비판을 일축하며, 지금이 국가 재정이 전면에 나서야 할 골든타임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적자국채 발행 없이 추경을 편성한다는 점에서 국채 및 외환시장에 미칠 부작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시장에서는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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