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만 넘쳐나는 3기 신도시…공정률 5~20%, ‘속도전’ 공염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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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속도전
19일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를 찾아 공정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출처-국토교통부, 뉴스1

정부가 3기 신도시 공급 속도전에 나섰지만, 현장 공정률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 억제책과 공급 가속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의 실행력에 물음표가 찍히고 있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9일 3기 신도시 최대 규모(약 8만 가구)인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를 직접 찾아 공정 현황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지구계획 수립부터 토지 보상, 택지 조성, 공공주택 건설까지 전 과정에 걸쳐 속도 제고를 주문하고 병목 해소를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간을 너무 끌면 안 하는 것과 같다”며 공급 정책의 실행력 강화를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인천계양만 ‘선두’…왕숙·교산은 5~20% 수준

3기 신도시 속도전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도 남양주시 왕숙2 예정부지/출처-뉴스1

3기 신도시는 남양주왕숙·하남교산·인천계양·고양창릉·부천대장 등 5개 지구로 구성되며 총 약 17만 가구 공급이 계획돼 있다. 2026년 정부 목표는 22개 블록 1만7000가구 착공이며, 이 중 남양주왕숙에서만 11개 블록 9000가구가 추가 추진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장 공정률은 지구마다 큰 편차를 보인다. 인천계양지구는 공정률 60%를 넘기며 비교적 순항 중이지만, 남양주왕숙과 하남교산 등 핵심 지구는 5~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상당수 사업이 착공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단기 공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지 보상 갈등과 공사비 상승, 복잡한 행정 절차가 사업 속도를 늦추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광명시흥·용산·서리풀…줄줄이 지연

구체적인 지연 사례도 속속 드러난다. 6만7000가구 공급이 계획된 광명시흥지구는 당초 지난해 토지 보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보상금 지급이 올해 말로 밀릴 전망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도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주택 공급 규모를 놓고 서울시와 정부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올해 예정된 토지 매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지구 공공주택 건설 사업 역시 주민 반발과 보상 문제가 맞물리며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수요 억제책을 다주택자를 넘어 비거주 1주택자까지 확대하고 있지만,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 안정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고강도 규제에도 집값 상승을 억제하지 못한 사례가 반면교사로 거론된다.

‘체감 공급’이 관건…패스트트랙 해법 될까

3기 신도시 속도전
경기주택도시공사 전경/출처-GH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기반시설 완공을 기다리지 않고 주택을 먼저 공급하는 ‘GH형 패스트트랙’ 모델을 제안했다. 하남교산지구에 시범 적용할 예정이며, 주택 공급 시기를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8개월까지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분양 일정도 속속 확정되고 있다. 고양창릉은 이달 S-1블록(494가구)을 시작으로 6월까지 총 3881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으며, 남양주왕숙에서도 이달 A1·A3블록 등 1489가구가 공급될 계획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요 억제 국면일수록 실질적인 공급 실행력이 시장 안정의 핵심 변수라고 입을 모은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단순히 공급 대책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며 “빠른 공급을 통해 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어야 시장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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