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전동시트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국내에서 자발적 리콜에 돌입했다. 국토교통부는 3월 24일, 현대차·기아·KG모빌리티·BMW코리아 등 4개사의 총 24개 차종 40만8,942대에서 제작 결함이 확인돼 시정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리콜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해외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고다. 지난 3월 7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팰리세이드 전동시트가 작동하는 도중 2세 여아가 숨지는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 우선 리콜을 단행했고, 국내에서도 같은 결함에 대한 시정조치가 신속히 뒤따랐다.
소프트웨어 로직 미흡이 부른 인명 위협
이번 결함의 핵심은 2·3열 전동시트 제어기의 소프트웨어 설계 미흡이다. 시트 자동 접힘 기능이 작동할 때 탑승자나 물체와의 접촉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구조적 허점이 확인됐다. 특히 기존에는 전동시트 작동을 긴급 해제하려면 엔진을 재시동한 뒤 별도 스위치를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했다.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시정조치는 3월 20일부터 이미 진행 중이다. 개선 내용은 세 가지다. 스위치 한 번으로 즉시 작동을 해제할 수 있도록 변경하고, 시트 자동 접힘 기능의 작동 조건을 테일게이트가 열렸을 때로만 한정했으며, 탑승자 및 물체 접촉 감지 구간도 확대했다. 국내 리콜 대상은 팰리세이드 1만9,032대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3만7,346대를 포함한 총 5만7,987대다.
글로벌 리콜 13만 대, 이중 결함까지
이번 사태의 규모는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북미 지역 7만4,965대를 포함해 글로벌 누적 리콜 대상은 13만여 대에 달한다. 대상 차량은 2025년 1월 신규 출시 이후 2026년 3월 11일까지 생산된 모델들이다.
설상가상으로 팰리세이드는 전동시트 결함 외에 또 다른 안전 문제도 안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한 4만1,143대에서 3열 좌측 안전띠 버클 배선 설계 미흡으로 안전띠가 체결되지 않아도 경고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결함이 별도로 확인됐다. 해당 시정조치는 다음 달 10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 전반 품질 경고등…추가 리콜도 예고
이번 국토부 발표에는 팰리세이드 외에도 여러 차종의 리콜이 포함됐다. 기아 카니발 20만1,841대는 저압 연료 라인 설계 미흡으로 연료 누유 및 주행 중 화재 위험이 지적돼 3월 25일부터 리콜에 들어간다. KG모빌리티 토레스 등 3개 차종 7만8,293대는 냉각팬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으로 이미 3월 16일부터 시정조치 중이다. BMW 520i 등 18개 차종 2만9,678대는 에어컨 배선 결함으로 이날부터 리콜이 시작됐다.
국토부는 현대차가 전동시트 작동 방식에 대한 추가적인 안전성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개선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다음 달 중 추가 리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콜 대상 여부는 자동차리콜센터(car.go.kr, ☎ 080-357-2500)에서 차량번호 또는 차대번호로 즉시 확인할 수 있으며, 각 제작사는 우편 및 문자로 소유자에게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