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불나던 배터리, 정부 개입으로 달라진다… ‘판매 중지’까지 걸린 깐깐한 횟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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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
출처-연합뉴스

전기차를 구매할 때 배터리 제조사와 생산 국가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입법예고 기간을 3월 23일~5월 4일로 둔 배터리 정보 의무 공개 항목을 현행 6종에서 10종으로 늘리고, 정보 미제공 시 과태료를 최대 1000만 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자동차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행정 절차 개선이 아니다. 잇따른 전기차 충전 중 화재 사고로 소비자 불신이 누적된 상황에서, 정부가 배터리 안전관리 체계를 자동차 제조사 자기 인증 방식에서 정부 직접 개입 체계로 전환하는 큰 흐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배터리 정보 항목 6종→10종, 무엇이 추가되나

현행 제도에서 구매자에게 제공되는 배터리 정보는 용량·정격전압·구동전동기 등 6종에 불과했다. 개정안은 여기에 제조사·생산국가·제조연월·제품명 또는 관리번호 등 4종을 추가해 총 10종으로 확대한다.

정보 제공 방식도 다양화했다. 판매자 인터넷 홈페이지, 자동차 매매계약서, 인수증은 물론 정보통신서비스를 통한 방법까지 명확히 규정했다. 소비자가 계약 전 핵심 배터리 정보를 다양한 경로로 능동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
전기차 배터리 화재(CG)/출처-연합뉴스

과태료 20배 상향…거짓 정보 제공도 처벌 대상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처벌 수위도 대폭 강화됐다. 현행 법령은 배터리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도 50만 원의 과태료에 그쳤다. 개정안은 위반 횟수에 따라 1회 200만 원, 2회 500만 원, 3회 이상 1000만 원으로 차등 부과하도록 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거짓 정보 제공’도 과태료 부과 대상에 새로 포함된 것이다. 기존에는 정보를 아예 주지 않은 경우만 제재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허위·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제조사나 판매자도 동일한 처벌을 받게 된다. 과태료 상한선이 사실상 20배 뛰어오른 셈이다.

결함 반복되면 인증 취소·판매 중지…규제는 차등 적용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안전성 인증 취소 기준 마련이다. 2024년 개정된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2년 내 동일한 결함이 반복 발생할 경우 해당 배터리의 안전성 인증을 취소하고 판매 중지 명령까지 내릴 수 있는 구체적 근거가 마련됐다.

전기차 배터리 정보 공개
전기차 충전소/출처-뉴스1

규제의 합리성도 눈에 띈다. 결함의 경중에 따라 인증 취소에 필요한 반복 횟수를 2회에서 4회로 차등 적용한다. 단순 정보 표시 오류나 일시적 경고등 점등과 같은 경미한 결함은 취소 요건에서 아예 제외해, 과잉 규제로 인한 산업 위축을 방지하는 균형 잡힌 설계를 추구했다.

박용선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장은 “이번 개정으로 소비자 알권리 제고와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안전 관리가 강화될 것”이라며 “배터리 신뢰성 제고가 전기차 확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법예고 기간은 3월 23일부터 5월 4일까지다.

이번 제도 개편은 EU의 배터리 규정 강화, 미국의 EV 안전 기준 강화 등 글로벌 흐름과도 맥을 같이한다. 배터리 정보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는 추세 속에서, 이번 개정안은 국내 소비자 보호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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