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1500원 뚫렸다…달러·원 환율, ‘뉴노멀’인가 ‘오버슈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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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원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돌파했다. 지난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7.9원 오른 1501.1원으로 마감하며,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에 1500원대를 기록했다.

이번 환율 급등의 직접적 원인은 중동발(發) 달러 강세다. 미국·이란 간 무력 충돌 확산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데다, 국제유가까지 급등하며 복합적인 상승 압력이 작용했다.

3월 18일 기준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배럴당 155.55달러, WTI는 96.32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원유 결제용 달러 수요를 늘리고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1,500원대로 올라선 환율 | 연합뉴스
1,500원대로 올라선 환율 / 연합뉴스

“뉴노멀 단정은 시기상조”…핵심은 전쟁 지속 기간

전문가들은 1500원대 환율을 곧바로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규정하기는 이르다고 진단한다. 이영화 부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이 한두 달 내 끝난다면 오버슈팅 이후 되돌림이 가능하지만, 그 기간을 넘기면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60일이 하나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쟁 개시 이후 해당 시한이 도래하는 시점이 환율 방향성을 가를 첫 번째 관문으로 주목된다.

유가 배럴당 100달러, 환율 고착화의 또 다른 분수령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 여부 역시 환율 ‘뉴노멀’ 판단의 핵심 가늠자로 꼽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본부장은 “유가가 100달러 이상 머무는 동안은 1500원대가 유지될 수 있지만,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뉴노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달러·원 환율, 정규장서 1500원 돌파…금융위기 이후 처음 - 뉴스1
달러·원 환율, 정규장서 1500원 돌파…금융위기 이후 처음 / 뉴스1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WTI 100달러를 분기점으로 볼 수 있으며, 과거처럼 130달러나 15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병목지점의 차단으로 금융시장 충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추가 상승 폭은 제한적…국내 정책 대응엔 한계

전문가들은 환율이 추가로 상승하더라도 극단적인 전쟁 장기화 시나리오를 제외하면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중장기 적정 환율로는 1400원대 후반에서 1430원대가 제시됐다.

김효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현 수준에서 추가 상승 여력은 다소 제한적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환율 상승이 철저히 대외 요인에 기인하는 만큼, 외환당국의 정책 대응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국내 자본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에너지 수급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국내 정책만으로 환율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전쟁 지속 기간과 국제유가 추이를 동시에 주시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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