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한 편이 강원도 산골 마을의 지갑을 열었다. 주요 촬영지인 강원 영월군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개봉 전후로 최대 50% 넘게 뛰어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19일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개봉 이후 4주간 영월군 관광 연계 업종 일평균 매출액은 개봉 전 4주 대비 35.7% 증가했다. 이번 분석은 영월군 내 관광 연계 업종 2,161개 점포를 대상으로 개봉일(2월 4일) 전후 4주간의 KB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31일 만인 3월 6일 천만 관객을 돌파했고, 3월 17일 기준 누적 관객 1,360만 명을 넘어서며 한국 영화 역대 5위에 올랐다. 팬데믹 이후 최다 관객 기록이다.
숙박·음식점 ‘반짝 특수’…주말 매출은 68% 폭증
업종별로는 숙박·음식점업이 52.5% 증가해 가장 큰 폭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은 37.8%, 도소매업은 27.0%로 각각 뒤를 이었다.
요일별 격차도 뚜렷하다. 주말 매출이 68.5% 증가한 반면, 주중은 22.1% 증가에 그쳤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치가 영월이 주말 중심 관광지로서의 특성을 가지며, 영화 개봉 효과가 평일 상권 활성화에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으로 작용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분석한다.
전년 동기 비교에서도 ‘이상 신호’…16.4% 웃돌아
단순히 계절적 요인이나 자연 회복세를 넘어선 성과라는 점도 주목된다. 작년 동기 대비로도 매출은 16.4%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이 59.9%로 가장 크게 늘었고, 숙박·음식점업 21.5%, 도소매업 11.7% 순으로 증가했다.
소진공은 이번 분석을 “콘텐츠 흥행이라는 외부 요인이 지역 상권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데이터로 검증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일시적인 매출 상승이 아닌, 콘텐츠가 지역 관광 수요를 구조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는 실증 근거로 해석된다.
BTS 공연까지…소진공, 상권 낙수효과 분석 확대
소진공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오는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계기로, 인근 상권에 미칠 낙수효과와 소상공인 체감 경기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계획을 밝혔다.
인태연 소진공 이사장은 “이번 분석 결과가 지역 상권의 자생력을 높이는 기반이 돼 일시적 특수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콘텐츠 흥행이 지역 상권과 연결되는 구조적 고리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지원할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