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7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해당 시장에서 점유율 35.2%를 기록하며 정상을 유지했고, 판매량은 250만 대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이번 조사는 스마트 사이니지·전자칠판·비즈니스 TV 등 상업용 제품의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며, 소비자용 TV는 제외됐다. 글로벌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2023년 약 23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에서 2030년 400억 달러(약 54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삼성전자의 이번 기록은 성장하는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입체감·친환경으로 무장한 신제품 라인업
삼성전자의 이번 성과는 독자 기술을 앞세운 신제품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CES 2026’에서 엔터프라이즈 기술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독자 기술인 ‘3D 플레이트’를 적용해 두께 52㎜의 슬림한 디자인으로도 화면 안쪽에 입체적인 공간감을 구현한다. 해당 제품은 ‘iF 디자인 어워드 2026’ 제품 부문 수상을 포함해 주요 글로벌 어워드에서 총 6개의 상을 받았다.
친환경 성능을 강조한 ‘삼성 컬러 이페이퍼’도 라인업을 확장했다. 기존 32형에 이어 A4 용지 크기 수준의 13형 모델을 새롭게 선보였으며,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식물성 플랑크톤 오일 기반 바이오 레진을 적용해 제조 과정에서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 대비 탄소 배출량을 40% 이상 줄였다.
하드웨어 넘어 솔루션 사업으로 경쟁 우위 강화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판매에만 머물지 않고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업도 동시에 키우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용 솔루션 ‘삼성 VXT’는 전 세계 여러 매장에 설치된 다양한 스크린을 원격으로 관리하고, 홍보 콘텐츠를 간편하게 제작·배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다음 달에는 사진 한 장만으로 사이니지용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AI 기반 앱 ‘AI 스튜디오’도 추가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솔루션 강화 움직임이 하드웨어 경쟁만으로는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적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한다.
중국 업체 추격 속 ‘프리미엄 전략’이 관건
17년 연속 1위라는 성과에도 시장 안팎의 경쟁 압박은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과거 TV 시장에서 반복됐던 중국 업체들의 추격 구도가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시장이 성장할수록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LED 업체들과의 정면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김형재 부사장은 “이번 기록은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과 B2B 고객 요구에 빠르게 대응한 결과”라며 “다양한 상업 공간에 최적화된 제품과 솔루션으로 최고의 가치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스페이셜 사이니지·컬러 이페이퍼 등 프리미엄 제품과 통합 솔루션을 결합한 차별화 전략으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방어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