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깃밥 2천원 시대 열렸다”… 외식 물가 덮친 ‘도미노 인상’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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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한 줄을 마는 손이 무겁다. 서울 광화문의 한 분식집 점주는 “김이 비싼데 쌀값도 너무 많이 올라 장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손님은 줄었고, 원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

쌀값이 7개월째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6만원선을 웃돌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올랐는데, 이는 전체 물가 상승률(2.0%)의 약 9배에 달하는 수치다.

10㎏에 3만6천원…평년보다 25% 비싼 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쌀 10㎏ 평균 소매가격은 3만6,214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1%, 평년보다 25.8% 올랐다. 20㎏ 기준 소매가격은 6만2,951원으로 평년 대비 16.5% 상승한 수준이다.

쌀값, 최대 26% 치솟아…"송미령 장관 쌀정책 오락가락" | 연합뉴스
쌀값, 최대 26% 치솟아…”송미령 장관 쌀정책 오락가락” / 연합뉴스

산지가격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8일 기준 산지가격은 20㎏당 5만7,716원으로 전년보다 19.7%, 평년 대비 19.4% 높다. 쌀값은 지난해 9월 소매가격이 6만원선을 돌파한 이후 현재까지 6만3천원 안팎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책 오판이 부른 공급 충격…15만톤 풀었지만 ‘미동’

가격 급등의 구조적 원인으로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수급 정책이 지목된다. 2024년 수확기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초과 생산량(5만6천톤)의 4.6배에 달하는 26만톤을 시장에서 격리했고, 이것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고 부족과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후 지난해 10월 10만톤 시장격리 계획을 내놨다가 올해 초 공급 부족이 예상되자 방향을 다시 틀었다. 가공용 4만5천톤을 밥쌀 시장에서 격리하고, 산지 유통업체에 대여한 5만5천톤의 반납 시기를 1년 연기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말에는 정부양곡 15만톤을 단계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쌀값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산지 쌀값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리고, 소비자까지 가려면 더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연초 가격 인상은 '예고편'…설 이후 '봇물' 터진다 - 뉴스1
연초 가격 인상은 ‘예고편’…설 이후 ‘봇물’ 터진다 / 뉴스1

가공용 쌀 수요 예측 실패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해 떡·즉석밥 등 가공용 쌀 소비가 크게 늘면서 올해 가공용 수요량은 전망보다 약 4만톤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깃밥 2천원 시대…식량주권 우려도 고개

쌀값 급등은 외식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배달앱에서는 공깃밥 가격을 1천원에서 1천500~2천원으로 올린 식당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쌀로 만드는 떡 가격은 지난달 1년 전보다 5.1% 올랐는데, 이는 빵 상승률(1.7%)의 세 배 수준이며 9개월 연속 상승세다. 삼각김밥은 3.6%, 비빔밥·된장찌개백반·김치찌개백반 등도 3% 중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엄용수 정책위원장은 “농민들은 12월 전에 쌀을 다 팔기 때문에 지금 쌀값 상승의 수혜는 유통업자들에게 돌아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 민간위원장인 김관수 서울대 교수는 “한꺼번에 재배면적을 많이 줄이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일본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쌀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식품부는 올해도 벼 재배면적 9만 헥타르를 추가 감축할 계획이다. 엄 위원장은 “기후 위기로 올해 생산량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면적 감축은 식량주권을 흔드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시장에서는 공급 측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쌀값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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