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유턴 청년만 16만명”… 통계가 경고하는 ‘반짝 이주’의 씁쓸한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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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수도권 유턴
출처-연합뉴스

지방으로 떠난 청년 3명 중 1명이 채 2년도 안 돼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온다. 청년 지방 이주를 장려하는 각종 정책에도 불구하고, 비수도권 정착은 여전히 ‘반짝 실험’에 머물고 있다는 냉정한 현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34.9%가 돌아왔다…1.6년의 짧은 이탈

산업연구원은 18일 ‘청년의 지역 이동과 정착: 지역별 청년친화지수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6~2022년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47만 7432명 중 16만 6574명, 즉 34.9%가 다시 수도권으로 유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거주 평균 체류 기간은 고작 1.6년이었다. 반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뒤 정착한 비율은 42.7%에 달했고,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해 정착한 비율은 21.3%에 그쳐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일자리만의 문제가 아니다…’삶의 격차’가 쏠림 부추겨

청년 수도권 유턴
서울 한 대학교 취업정보게시판/출처-연합뉴스

청년들이 수도권을 택하는 이유는 단순한 임금 차이를 넘어선다.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 5명 중 1명(20%)은 실질소득 개선을 경험했다. 그러나 김지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수도권 청년들은 급여보다 ‘선택지의 부족’을 더 크게 느낀다”고 진단한다.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서도 비수도권 청년의 24%가 거주지 인근 취업 가능성을 ‘낮다’고 평가한 반면, 수도권 청년은 18%에 그쳤다. 거주지 인근 취업 가능성을 ‘높다’고 본 비율도 수도권(29%) 대 비수도권(17%)으로 12%포인트나 벌어졌다. 20대 수도권 순이동자는 5만 4055명으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청년친화지수 상위 10%, 비수도권은 단 4곳

보고서는 전국 229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일자리(Work), 주거·복지(Life), 문화·여가(Fun), 사회적 관계망(Engagement) 4개 항목으로 구성된 ‘청년친화지수’를 산출했다. 분석 결과, 상위 10% 지역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됐으며, 비수도권은 단 4곳만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사회적 갈등도 비수도권 정착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외부 청년이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를 차지한다는 기존 주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조기 이탈을 부추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경제 지표로 측정되지 않는 ‘사회 통합’의 문제이기도 하다.

청년 수도권 유턴
청년친화 종합지수/출처-산업연구원

‘막는 정책’에서 ‘돌아오는 환경’으로 전환해야

보고서는 인구수 증가에 집중한 기존 유입 정책의 한계를 명확히 지적하며, 지역 특성에 맞는 ‘통합적 정책 설계’를 주문했다. 산업 기반이 갖춰진 지역은 주거·교통 인프라를,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은 지역 문화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일자리 전략을 각각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김지수 연구위원은 “중요한 것은 청년이 떠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아니라, 이동과 경험을 전제로 다시 돌아와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의 이동이 지역 소멸의 원인이 아닌 지역 혁신의 자산이 되려면, 정책 패러다임 자체를 ‘인구 유지’에서 ‘인구 선순환’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 34.9%의 수도권 유턴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일자리·주거·문화·관계망이 통합된 정주 환경 없이는 어떤 이주 장려책도 ‘임시방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뼈아픈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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