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대기자들 당장 취소각?”… 한 달 만에 판매량 170% 폭증한 ‘이 차’의 무서운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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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시장의 수요 지형이 단 한 달 만에 뒤집혔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6년 2월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3만5766대로, 하이브리드(2만9112대)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월간 기준으로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를 앞지른 것은 사실상 전례 없는 일이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하이브리드(45만2714대)는 전기차(22만897대)보다 두 배 이상 많이 팔렸다. 그러나 2026년 2월, 전기차는 전년 대비 170% 급증하며 유일하게 성장한 반면, 하이브리드는 17.1% 감소했다. 시장 전환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같은 브랜드 안에서 격돌하는 전기차·하이브리드

이번 역전극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브랜드 간 경쟁이 아닌, 동일 브랜드 내 파워트레인 간 직접 충돌이다. 기아는 2월 전기차 1만4488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10.5% 성장했지만, 하이브리드는 18.2% 줄어 1만3269대에 그쳤다.

현대차, 독일 뉘르부르크링 내 고성능 'N' 급속 충전소 열어 | 연합뉴스
현대차, 독일 뉘르부르크링 내 고성능 ‘N’ 급속 충전소 열어 | 연합뉴스 / 연합뉴스

현대차도 비슷한 흐름이다. 전기차는 전년 대비 86.2% 증가한 9956대를 기록했고, 하이브리드는 19.1% 줄어 1만458대로 격차가 빠르게 좁혀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브랜드 간 경쟁이 아니라 같은 차급 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간의 직접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진단했다.

EV5가 스포티지 꺾고, 아이오닉9이 팰리세이드 위협

차종별로 보면 역전 현상은 더욱 선명하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2월 1301대에 그치며 전년(2343대) 대비 44.5% 급감했다. 반면 전기 SUV EV5는 2524대를 판매하며 준중형 SUV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

대형 RV 세그먼트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카니발 하이브리드가 전년 대비 28.6% 감소한 2981대에 머문 사이, PBV(목적기반차량) PV5는 3967대로 새로운 수요층을 끌어당겼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전년 대비 120% 증가한 3227대를 기록했으며, 아이오닉9은 전월 224대에서 1751대로 무려 681.7% 폭증했다. 투싼·싼타페 하이브리드가 각각 45.4%, 44% 감소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스포티지 대신 EV5…전기차, 하이브리드 판매량 추월 - 뉴스1
스포티지 대신 EV5…전기차, 하이브리드 판매량 추월 – 뉴스1 / 뉴스1

가격 역전에 유가 불안까지… 전기차 선택 가속화 전망

이 같은 역전극의 핵심 방아쇠는 ‘가격’이다. 정부 보조금에 제조사 할인이 더해지면서 EV5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실구매가가 모두 3000만 원 후반에서 4000만 원 초반대로 수렴했다. 여기서 유지비(연료비)까지 고려하면 전기차의 경제적 우위가 뚜렷해진다.

유가 변수도 빼놓을 수 없다. 총소유비용 분석에 따르면 휘발유가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서는 시점부터 전기차는 5년 기준 하이브리드는 물론 내연기관보다도 경제적이 된다. 최근 이란발 중동 지정학적 긴장으로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시각에서 보면 미국은 여전히 현대차 친환경차 판매의 75%를 하이브리드가 차지하고 있어, 한국 시장의 전환 속도는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이다. 보조금 정책, 충전 인프라 확충, 유가 상승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맞물리면서 국내 시장이 전동화 전환의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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