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로보틱스 시장에서 생태계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AW2026)’에서 ‘모베드 얼라이언스’ 출범식을 열고, 국내 판매를 본격 개시했다. 모베드는 지난 1월 CES 2026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은 신개념 소형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번 얼라이언스를 통해 단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완성형 솔루션 비즈니스로 전환한다.
이날 출범식에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관계자를 비롯해 현대트랜시스, SL 등 주요 부품사, LS티라유텍, 가온로보틱스 등 로봇 솔루션 전문 기업, 한국AI·로봇산업협회 등 유관 기관 대표진이 참석했다. 이는 현대차·기아가 단순 제조사가 아닌 ‘생태계 조성자’로서의 역할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10개 부품사·5개 솔루션사 총집결, 4자 협력 체계 완성
모베드 얼라이언스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 국내 부품사, 로봇 솔루션 기업, 유관 기관이 참여하는 4자 협력 체계로 운영된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은 모베드 플랫폼 개발 및 핵심 기술 기반을 제공하고, 현대트랜시스, SL을 비롯한 10개 부품사는 센서·전장·배터리 등 주요 핵심 부품의 생산 및 공급을 담당한다.
LS티라유텍, 가온로보틱스 등 5개 로봇 솔루션 기업은 산업 맞춤형 서비스 구성 및 현장 구축을 맡으며, 한국AI·로봇산업협회 등 유관 기관은 실증 및 도입 환경을 지원해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다. 로봇 솔루션 기업들은 물류 배송, 순찰용 드론 스테이션, 광고 사이니지 등 산업 맞춤형 탑 모듈 10종을 개발해 납품할 예정이다.
DnL 메커니즘 기반 ‘편심 구조’, 지면 변화 대응력 극대화
모베드의 핵심 경쟁력은 혁신적인 바퀴 구동 시스템에 있다. 4개의 독립구동 DnL(Drive-and-Lift)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한 편심 구조를 갖춰 지면 변화 대응 능력을 극대화했다. 이는 자동차 서스펜션 기술을 로봇 플랫폼에 적용한 사례로, 현대차·기아의 차량 개발 노하우가 집약된 결과물이다.
산업별 수요에 맞춰 다양한 ‘톱 모듈’을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어 실외 배송, 순찰, 연구, 영상 촬영 등 폭넓은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기아는 AW2026에서 180㎡ 면적의 대규모 체험 부스를 마련해 실제 야외 환경을 모사한 배수로, 굴곡, 경사로, 연석 등의 구조물에서 모베드의 뛰어난 기동성을 선보였다.
부품사 양산 경험 축적, 국내 로봇 산업 구조 전환 계기
이번 얼라이언스는 국내 로봇 산업의 구조적 약점인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를 극복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실제 모베드용 액추에이터를 공급하는 에스비비테크는 수만 대 단위 생산을 목표로 충남 천안시로 사업부를 이전하고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류재완 에스비비테크 대표이사는 “자동차 제조사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전적으로 충족해야 했다”며 “감속기를 내재화한 기업만이 확보할 수 있는 구조적 여유가 경쟁력의 근원”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기아는 모베드의 확장성을 바탕으로 플랫폼 단독 판매가 아닌 각 분야 전문 파트너들과 함께 완성형 솔루션을 시장에 공급하는 생태계 주도형 상용화 전략을 실행한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현동진 상무는 “핵심 파트너사들과 함께 국내 로봇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얼라이언스를 통해 B2B 및 B2G 시장에 모베드를 공급하는 비즈니스 구조를 확립하고, 국내 로봇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 모델의 출발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단순 하드웨어 제조를 넘어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최근 로봇 시장의 수요 변화에 발맞춰, 현대차·기아가 국내 로봇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시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