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키맞추기’ 장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강남과 한강벨트 등 핵심지가 선행 상승한 뒤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관악·성북·구로 등 비핵심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며 지역 간 가격 격차를 좁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2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2% 상승했다. 53주 연속 상승세지만 직전 주(0.27%)보다 상승폭은 소폭 둔화됐다. 그러나 자치구별로는 뚜렷한 격차가 나타났다. 관악구는 0.40% 상승하며 3주 연속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북구(0.39%), 구로구(0.36%)도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핵심지는 상승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서초구는 0.13%, 송파구는 0.09%, 강남구는 0.02%에 그쳤다. 서울 평균(0.22%)을 상회한 자치구는 13곳으로 과반을 넘었다. 강남권 11개구의 평균 상승률은 0.19%로 전주(0.27%) 대비 급락했다.
양도세 유예 종료 앞두고 지역별 ‘엇박자’ 매물 출회
이 같은 흐름은 지난 1월 26일 정부가 발표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결정과 맞물려 있다. 5월 9일 유예가 종료되기 전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 처분 여부를 결정하면서 지역별로 상이한 대응이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양도차익 규모에 따라 매도 시점이 달라졌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강남권과 한강벨트는 연초 대비 10~15% 이상 상승한 반면, 관악·금천·구로·노원 등은 1% 안팎에 그쳤다. 양도차익이 큰 강남권에서는 유예 종료 전 매도를 고민하는 사이, 차익이 작은 비핵심 지역에서는 집주인들이 선제적으로 매물을 내놓으면서 오히려 실수요가 유입됐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양도차익이 크지 않은 지역에서는 집주인들이 선제적으로 매도에 나서면서 거래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실수요가 유입되며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중저가·직주근접 강점 지역으로 ‘수요 대이동’
핵심지의 절대 가격이 크게 높아진 데다 대출 규제와 세 부담으로 추가 매수 여력이 제한되면서,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외곽·중저가 지역으로 실수요자와 갈아타기 수요가 집중됐다.
특히 관악구는 서울대·고시촌에서 여의도·구로·가산디지털단지, 강남권으로 이어지는 직주근접성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교통 접근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수준이 수요를 끌어들였다는 평가다. 실제로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서울대입구2단지’ 전용 84~93㎡는 14억3500만원에 거래되며 단지 신고가를 달성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체적으로 매물은 줄어든 상태에서 접근성이 좋은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며 “강남권은 매물이 늘고 규제가 강해지면서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5월까지 상승폭 둔화…추가 급등 여력은 제한적”
전문가들은 서울 전체 상승폭이 둔화되는 흐름 속에서 최근 급등한 비핵심 지역도 상승세가 점차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송 대표는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 9일까지는 서울의 상승폭이 점차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급등한 관악구 등도 상승세가 완만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발생할 경우 핵심지를 중심으로 다시 가격 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전세시장도 0.11% 상승하며 봄 이사철을 앞두고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