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8시 넘으면 50km 달려도 됩니까?”… 운전자들 환영하는 스쿨존 ‘변화’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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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 제한 속도 개선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출처-연합뉴스

24시간 획일적으로 시속 30km를 강제하던 스쿨존 속도 제한이 시간대별로 탄력 운영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은 지난 1월 말 어린이 통행량과 학교 체류 시간을 고려해 시간대별로 속도를 차등 설정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어린이가 거의 없는 심야나 공휴일에도 예외 없이 30km/h를 지켜야 했던 비효율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경찰청 실험 결과, 심야 시간대 속도 제한을 완화한 구간에서 보행자 교통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통행 속도가 7.8% 증가했음에도 제한속도 준수율은 43.5%에서 92.8%로 2배 이상 급등했다.

학부모·운전자 75% “비효율 규제” 공감대

스쿨존 제한 속도 개선
어린이보호구역/출처-뉴스1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인천, 강원, 대전, 대구 4개 시범운영 지역에서 일반 운전자 400명과 학부모·초등학교 교사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부모와 교사의 74.8%, 일반 운전자의 75.1%가 ‘어린이 통행이 적은 시간대 속도 제한은 비효율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안전과 효율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광범위하게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농어촌 지역의 경우 도보 통학이 거의 없음에도 무조건적 30km/h 제한이 적용돼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가평초등학교는 시멘트 공장 옆 위치 특성상 2020년 30km/h 지정 후 2021년 레미콘 추돌사고가 발생해 50km/h로 재조정된 사례도 있다. 획일적 규제가 오히려 현장 안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반증이다.

LED 표지판 1천만 원, 천문학적 예산이 변수

스쿨존 제한 속도 개선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출처-뉴스1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전국 스쿨존(약 1만 3천 개)에 즉각 적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시간대별 속도를 표시하려면 고정 표지판을 떼어내고 ‘가변형 속도 제한 시스템(LED 표지판)’을 설치해야 하는데, 개당 설치 비용이 약 1천만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전국 단위로 확대하려면 수천억 원 규모의 예산이 필요하며 지자체 재정 자립도에 따라 도입 속도가 크게 차별화될 수밖에 없다.

한편 2월 9일 호주 경찰청이 서울 강동구의 스쿨존 운영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는 등 한국의 스쿨존 정책은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안전과 효율, 두 마리 토끼 잡는 정책 기대

스쿨존 제한 속도 개선
어린이보호구역/출처-연합뉴스

현행 스쿨존 법규는 1995년 도입 이후 2019년 민식이법 시행으로 단속과 처벌이 대폭 강화됐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 사이 위반 시 승용차 기준 속도 위반 과태료는 7만 원부터, 신호 위반은 13만 원으로 일반 도로 대비 약 2배 수준이다. 벌점 역시 2~3배 부과돼 운전자들의 부담이 컸다.

이번 개정안은 어린이 안전이라는 본질적 목적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어린이 통행이 거의 없는 시간대에는 합리적 속도를 허용해 교통 흐름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찰청 실험에서 입증됐듯 준수율이 2배 이상 높아진다면, 결과적으로 어린이 안전도 더 강화되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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