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믿는 구석 있었다”…트럼프 위협에도 관세 폭탄 피할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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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미국 투자
현대차 로고/출처-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트럼프 행정부의 25% 관세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미 투자를 오히려 가속화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1월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투자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투자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향후 4년간 260억 달러(약 37조7천억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관련 입법 지연을 문제 삼아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복원하겠다고 위협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무뇨스 사장은 “일단 공장을 짓겠다고 결정하고 그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하면 되돌릴 수는 없다”며 현지 생산 확대가 구조적 전환임을 강조했다.

40%→80%, 현지 생산 비중 두 배 확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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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올 뉴 팰리세이드’ 론칭 행사 현장/출처-뉴스1

현대차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80%를 현지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미국 내 생산 비중이 4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4년간 생산 비중을 두 배로 끌어올리겠다는 공격적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목표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대차는 향후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등을 중심으로 미국 내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조지아 메타플랜트는 대형 생산 거점으로, 향후 전기차 생산의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배터리 공장부터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테크 기업 전환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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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출처-현대차, 연합뉴스

현대차의 투자는 단순히 차량 조립 공장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9월 트럼프 정부의 이민 단속으로 차질을 빚었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공장은 구금됐던 근로자 대다수가 비자를 복구받으며 올해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공장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현지 조달 체계를 완성하는 전략적 거점이다.

주목할 점은 현대차가 2028년부터 조지아 메타플랜트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배치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2021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인수하며 로봇 기술 분야 투자를 강화해왔다. 무뇨스 사장은 “자동차를 판매하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테크 기업이자 모빌리티 기업이 돼야 한다”며 기업 혁신 의지를 분명히 했다.

관세 불확실성 속 ‘되돌릴 수 없는’ 미국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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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계획 발표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출처-뉴스1

무뇨스 사장의 투자 가속화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 속에서도 현대차가 미국을 핵심 생산 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보여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대차의 대미 투자 의지를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조직이 어떤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미국 현지화 전략은 관세 회피를 넘어 글로벌 제조 거점 재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현지 생산 비중 80% 달성 시 한국에서 수출하는 차량 비중은 20%로 줄어들며, 이는 관세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중국 시장에서도 전기차 모델 20종을 신규 출시하며 “과거에는 중국에 경쟁을 가르치러 갔지만 이제는 배우러 간다”는 발언을 남긴 무뇨스 사장의 행보는,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 재편기에 현지화와 기술 혁신을 양축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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