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하루 두세 시간 늘렸을 뿐인데
누진제 구간 넘기면 요금 2배 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했고, 예상보다 훨씬 높은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든 가정의 탄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하루 몇 시간만 가동 시간이 늘어나도 전력 사용량이 누진제 3단계 구간을 넘기면서 요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누진제 3단계, 전기요금 ‘폭탄’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4인 가구가 하루 평균 5시간 24분 에어컨을 틀면, 한 달 전기요금이 11만 3500원까지 늘어난다.

이는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던 5월 평균 요금 5만 2840원의 두 배를 넘는 금액이다.
전기요금이 이처럼 급격히 오르는 이유는 누진제 때문이다. 월 사용량이 450kWh를 넘으면 단가가 1kWh당 214.6원에서 307.3원으로 급등하고, 기본요금도 1600원에서 7300원으로 뛴다.
고작 10kWh만 더 사용해도 요금이 10% 넘게 오르는 셈이다.
올해 7월 전국 폭염일수는 14.5일로 역대 세 번째였고, 서울의 열대야 일수는 23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어컨 없이 버티기 어려운 여름이 된 셈이고, 그 결과 주택용 전력 소비는 봄·가을보다 14% 이상 많았다.

여름철 누진제 구간을 완화하는 제도가 시행 중이지만, 한 번 3단계에 진입하면 요금 부담은 여전히 가파르게 증가했다.
전기요금을 줄이기 위해 ‘껐다 켰다’를 반복하는 가정도 많지만, 인버터형 에어컨이라면 오히려 계속 켜두는 편이 낫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외기의 전력 소비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데, 껐다가 다시 켜면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
현명한 절전, 정확한 정보와 제도 활용에서 출발한다
전기요금을 아끼려면 에어컨 온도를 26~28도로 설정하고, 선풍기나 에어서큘레이터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설정 온도를 2도 높이면 전력 소비를 30% 가까이 줄일 수 있으며, 보조기기를 활용하면 냉방 속도도 빨라진다. 에어컨 필터를 2주에 한 번씩 청소하는 것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다양한 지원제도를 운영 중이다. 5인 이상 가구, 출산가구,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는 월 최대 2만 원까지 요금 할인이 제공되며, 직전 2개년 동월 평균 사용량 대비 소비를 줄인 가구에는 ‘에너지 캐시백’ 제도를 통해 다음 달 요금에서 절감액을 차감해 준다.
지난해엔 119만 가구가 참여해 총 166억 원 규모의 할인 혜택을 받았다.
전기요금이 두려워 에어컨을 끄고 버티는 시대는 지났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는 ‘현명한 사용법’과 ‘제도적 혜택’의 조합이야말로 여름을 견디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 되고 있다.

저도 전기세 걱정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