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온 국민이 보던 지상파
이젠 적자에 시청률도 바닥
OTT에 밀리고 구조조정 속앓이

“어릴 땐 가족들이 다 같이 TV 앞에 앉아 드라마를 챙겨 봤는데, 요즘은 채널 돌릴 일도 없어요.”
지상파 방송은 오랫동안 ‘안방극장의 주인’이었다. 시청률 30%를 넘나들던 드라마, 퇴근길을 위로하던 예능, 때로는 국민의 분노와 눈물을 이끌어낸 시사 프로그램까지, TV를 본다는 것은 곧 지상파 방송을 본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시청률은 바닥을 치고, 적자는 반복되며, 방송국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지난 6월 30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4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방송 사업 매출은 18조 8042억 원으로 전년보다 0.9% 줄며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추락하는 시청률…지상파의 발목을 잡다
지상파 방송은 지난해 3조 53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5.4% 감소한 수치다.
시청률 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넷플릭스, 유튜브 같은 OTT 플랫폼의 성장으로 시청자들의 눈은 이미 스마트폰과 스트리밍으로 옮겨갔다.
과거에는 40%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줄을 이었지만, 지금은 10%를 넘기면 ‘성공’이라 불릴 정도다.
심지어 일부 드라마는 시청률이 1% 미만에 그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시청률이 떨어지자 광고도 줄고, 제작비를 회수하지 못해 완성된 드라마가 방영조차 되지 못한 채 창고에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광고 수익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방송광고 전체 매출은 2조 2964억 원으로, 8.1%나 감소했다. 지상파 방송의 광고 매출은 9.9% 줄어든 8354억 원이었다.
광고주들의 시선이 지상파에서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간 데다,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 약화도 한몫했다.
광고도 줄고 인력도 줄고… 방송국은 지금
수익이 줄면서 방송사들은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일부 방송사는 희망퇴직을 진행했고, 편성 축소나 외주 제작 축소 등도 감행했다.

전체적으로 침체한 방송 산업 속에서도 IPTV와 콘텐츠 제작사(CP)는 소폭의 성장을 보였다. IPTV 매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5조 783억 원, CP 매출은 3.2% 늘어난 9263억 원이었다.
하지만 IPTV도 영업이익은 35.9% 줄며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지금 방송업계가 직면한 위기는 단순한 ‘플랫폼 간 경쟁’이 아니라,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한 방송 관계자는 “방송사도 단순히 콘텐츠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까지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시청률이 사라진 시대, 방송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