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은 못 버틴다” 경매 넘어갔던 아파트 줄줄이 취소된 이유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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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숨겨진 풍경
매물 줄고 가격은 치솟는 경매
2년 실거주 의무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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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경매 / 출처: 연합뉴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일반 거래가 얼어붙은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 시장에 뜻밖의 열기가 감지되고 있다.

규제를 피해 갈 수 있는 경매와 보류지 시장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집주인들은 경매를 취소하고 버티려 하는 한편,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지는 역설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취소되는 경매… 집주인들의 마지막 선택

3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제 발효 이후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 경매 33건 중 11건이 취하되거나 기일이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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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경매 / 출처: 연합뉴스

특히 서초구 반포동과 송파구 잠실 등 주요 단지에서 경매가 취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채무액이 아파트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가 많아, 소유자들은 빚을 갚고 버티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연세대 고준석 교수는 “토허제 지정에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열되는 시장, 신고가 행진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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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경매 / 출처: 연합뉴스

한편 경매 취소와 기일 변경이 증가하면서 해당 지역 경매 물건은 점차 희소해지는 추세다.

이러한 공급 감소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경매 아파트 가격을 더욱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토허제 발효 이후 이 지역 경매에서는 감정가를 크게 웃도는 낙찰 사례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한 아파트는 27명의 응찰자가 경쟁한 끝에 감정가보다 6억 원 이상 높은 가격에 낙찰됐으며, 서초구 반포동의 고급 아파트 경매도 감정가를 초과하는 금액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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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경매 / 출처: 연합뉴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100%를 넘어 125%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 91.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보류지 시장도 뜨겁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의 한 신축 단지는 29가구의 보류지 매각을 준비 중이며, 당초 계획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될 전망이다.

강남구와 송파구의 다른 단지들도 보류지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경매와 보류지가 인기 있는 결정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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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경매 / 출처: 연합뉴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경매와 보류지가 인기를 끄는 핵심 이유는 규제 면제에 있다. 경매로 낙찰받거나 보류지를 구매할 경우 일반 매매와 달리 2년 실거주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는 부동산거래신고법상 토지거래허가 예외 대상이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도 없어 투자 목적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취득 후 즉시 임대하거나 추후 매각이 가능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옵션이 되고 있다.

보류지 역시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제외돼 세입자를 구한 후 전세를 끼고 잔금을 치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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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 경매 / 출처: 연합뉴스

보류지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소송 등에 대비해 남겨둔 물량으로, 전체 가구의 1% 이내에서 정해진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보류지와 경매 모두 짧은 기간 내 대금을 납부해야 하므로 자금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규제를 우회하는 투자 방식이 새롭게 주목받는 가운데, 정부의 토지거래허가제 영향은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있다.

투자 수요를 차단하려던 정책이 오히려 특정 영역에서 더 높은 가격과 과열 양상을 불러오는 역설적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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