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發 의료제품 ‘수급 비상’…정부, 사재기 엄단·나프타 우선 공급 총력

댓글 0

정부 의료제품 사재기 대응
6일 서울 양천구 목동정문약국을 찾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 뉴스1

주사기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품절되고, 동네 의원은 수액제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른다. 중동전쟁이 석유 공급망을 흔들면서 그 여파가 병원 진료실 깊숙이까지 밀려오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정거래위원회·식품의약품안전처·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의료제품 수급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정 장관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의료제품 관련 불공정 행위에는 어떠한 예외도 없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동전쟁이 동네 병원까지 흔든다

정부, 사재기 등 의료제품 불공정행위에 칼든다…”엄정 대응” / 연합뉴스

사태의 근본 원인은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상승이다. 수액제 필름 포장재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는 석유화학 제품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 생산 단가가 직격탄을 맞는다.

문제는 대형병원과 의원급 기관 간의 구조적 격차다. 대형병원은 2~3개월분 재고를 유지하지만, 동네 의원은 수액제처럼 단가가 낮은 제품의 재고를 따로 확보하지 않는 관행이 있어 지역별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주사기 1개월분·주사침 3개월분 확보…정부 “추가 생산도 가능”

정부는 현재 주사기는 병원별로 1개월분 이상, 주사침은 최대 3개월분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보유 자재를 활용하면 주사침은 2개월분을 추가 생산할 수 있는 여력도 있다.

식약처는 수액제 포장재·주사기·주사침 등 6개 품목을 집중 관리하고, 복지부는 공산품 성격의 의료 물품 20여 개를 별도로 관리한다. 생산 기업의 원료 보유 현황과 생산 상황은 매일 점검해 관계부처와 공유하는 체계를 가동 중이다. 정 장관은 “수액제 포장재는 향후 3개월간 수급 차질이 없도록 이미 조치했다”며 “산업부에 나프타 우선 공급을 요청해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은경 장관, 의료제품 수급 대응 상황 브리핑 / 뉴스1

사재기·담합 적발 땐 매출액 20% 과징금…”예외 없다”

온라인에서 주사기 품절 현상이 나타나자 정부는 사재기·매점매석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명호 식약처 의료기기안전국장은 “사재기 현상이 발견되지는 않았고 현재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리관은 “담합이 발생하면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가격 담합이나 출고 조절 등 법 위반이 포착되면 신속히 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며, 상황에 따라 매점매석 고시 발령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환율 상승으로 경영 압박을 받는 의료기기 업체를 위해 치료재료의 건강보험 수가 인상도 검토 중이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도매상에서 품절됐다고 불안해하지 말고 정부에 알려달라”며 “공동 배분 등 물량 확보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의료 현장의 일상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선제적 공급망 관리와 불공정 행위 엄단 의지가 실제 수급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it mobile version